김재수, aT 사장 시절 회삿돈으로 교회·모교에 기부

金 모교 경북대에도 1200만 원 장학금…"공금 유용과 뭐가 다르냐"

국회 해임 건의안이 통과된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aT가 회삿돈으로 경기도 수원시 소재의 대형 교회에 매년 100만 원씩을 기부한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의 교회는 김 장관이 다니던 곳이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김한정 의원(더불어민주당)이 26일 aT에서 제출받아 공개한 기부금 내역서(2012~16년분) 자료에 따르면, aT는 2012년 98만7000원, 2013년 99만9000원, 2014~15년 각 100만 원, 2016년에는 135만 원과 54만 원 등 총 587만여 원을 수원의 한 교회에 기부했다.

이 교회는 김 장관이 장로로 있는 교회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김재수 씨가 국영기업인 aT 명의로 자신이 장로로 있는 수원 소재 대형교회에 기부금 형식으로 매년 100만 원 가량의 헌금을 냈다"며 "사장으로 재직하면서 자신이 장로로 있는 교회에 회삿돈을 쓴 것은 공금 유용이나 다름없다. 장관직 수행은커녕 사법처리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또 "aT는 같은 기간동안 김재수 씨 모교인 경북대학교에도 장학금 명목으로 2012년부터 올해까지 총 1200만 원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앞서 지난 4일 경북대 동문회 '밴드'에 글을 올려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국회가 나를) 시골 출신에 지방 학교를 나온 이른바 '흙수저'라고 무시한 것이 분명하다"고 쓰기도 했었다.

김 의원은 "국영 기업의 돈은 모두 국민 세금인데, 이를 사적으로 유용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국민 세금을 교회 헌금으로 낸 김재수 씨는 당장 사퇴하라"고 압박했다.

aT는 이에 대해 "(해당 교회에 대한 기부는) 공기업 aT가 매년 사회공헌활동의 일환으로 추진하는 사업으로, 김재수 전 사장의 개인 기부가 아니고 aT 법인 명의의 기부"이라며 "해당 교회에 지원을 하게 된 것은 교회에서 aT 경영지원부에게 기부금 지원 요청을 해옴에 따라 적법 절차를 거쳐 지원한 것으로 배임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aT는 "매년 기부하는 지원 대상은 요양원, 청소년 복지 시설, 어린이집 등 180개 기관이며 (해당) 교회는 이 중 하나"라며 "쌀, 반찬, 송편, 간식 등 농식품과 온누리 상품권, 도서를 복지시설·단체 등에 다양한 형태의 기부를 했다"고 해명했다. 교회 뿐 아니라 불교단체에도 지난해 50만 원, 올해 25만 원을 기부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경북대에 대한 장학금 지원에 대해서는 "특정 대학에만 집중 지원한 것이 아니라 2012년부터 모두 13개 지방대학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지역우수인재육성, 상호교류 협력 등을 추진해 오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김재수 당시 사장이 다니는 교회, 그의 출신 대학이 '사회 공헌 활동' 대상에 포함된 것은, 설사 aT의 주장대로 '적법 절차'를 거쳤다 하더라도 선발 절차의 공정성 등에 대해 의구심을 품게 하는 것이어서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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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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