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vs. 트럼프 '맞짱 토론 전초전', 승자는?

대외 정책 놓고 예비 TV토론에서 격돌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오는 26일(이하 현지 시각)에 열릴 1차 TV토론에 앞서 '군 통수권자의 자질'을 두고 사실상의 전초전을 벌였다.

7일 미국 방송 NBC와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참전 용사 단체'가 공동으로 주최한 '군 최고사령관 포럼'에 차례로 참석한 두 후보는 포럼 사회자 및 관객들과 함께 대통령 자질, IS(이슬람 국가) 격퇴를 중심으로 한 중동 정책 등에 관해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먼저 클린턴 후보는 장관 재직 시절 개인 이메일 계정을 통해 비밀 자료를 주고받은 이른바 '이메일 스캔들'과 관련, "그렇게 하지 말았어야 했다"며 자신의 잘못을 인정했다.

특히 해군에서 기밀을 취급했던 한 참전 군인은 이날 포럼에서 "군인이었을 때 그렇게 (클린턴 후보처럼) 기밀을 취급했었다면 자신은 기소를 당했거나 감옥에 갔을 것"이라며 클린턴 후보의 개인 이메일 사용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클린턴 후보는 "당신의 지적과 우려를 인정한다"면서도 민감한 정보들을 "매우 신중하게" 다뤄왔다고 밝혔다. 또 그는 기밀에 대해서는 "완전히 다른 시스템을 통해 의견을 교환했다"면서 개인 이메일로는 "일급 비밀(top secret)"을 주고받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클린턴 후보는 자신의 경력 전체를 보고 대통령의 자질을 판단해 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실제 그는 이날 포럼에서 국무장관 재임 시절 광범위하게 대외 정책을 다뤄본 경험을 강조하기도 했다.

▲ '군 최고사령관 포럼'에서 질문에 대답하고 있는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 ⓒAP=연합뉴스

중동 정책과 관련해 클린턴 후보는 "다시는 이라크로 지상 부대를 투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시리아 내부로도 지상 부대는 파병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대신 클린턴 후보는 IS를 격퇴하기 위한 공습과 이들과 맞서 싸우고 있는 중동의 동맹들을 후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클린턴 후보는 군 통수권자로서 그가 자질이 있다는 측면을 강조하기 위해 오사마 빈 라덴 사살 당시 자신도 일정한 역할을 담당했으며, IS를 격퇴하는 것이 "테러 방지 대책의 최고의 목표"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클런턴 후보 이후 무대에 오른 트럼프 후보는 "자신을 깜짝 놀라게 한 일이 있다"면서 오바마 대통령과 클린턴 후보에 의해 결정된 어떤 일이 "총체적 재앙"에 빠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이 전문가들의 말을 듣지 않았으며, 심지어 정부에서 일하고 있는 관료 조차 오바마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것이 "기쁘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트럼프 후보는 이 일이 어떤 일이었는지 자세히 설명하지는 않았다.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구체적으로 어떤 일이었는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트럼프 후보 측은 어떤 응답도 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후보는 또 오바마 정권 이후 미군들이 판단력을 잃었다고 맹비난했다. 그는 "전쟁이 어떻게 일어나고 있는지 현직 장교들보다 내가 더 잘 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트럼프 후보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총명하다'고 칭찬한 것과 관련,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진행자 매트 라우어의 질문에 "그는 러시아 국내에서 82%의 지지를 확보하고 있다. 그런 사람의 말은 칭찬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답했다.

러시아가 민주당전국위원회(DNC) 메일을 해킹한 유력 용의자로 거론되고 있고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것을 알고도 이런 반응을 보이는 것이냐는 라우어의 반응에 트럼프 후보는 "오바마 정권이 저지른 짓을 말해볼까"라며 자신의 발언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응수했다.

한편 이날 포럼에서 보인 후보들의 태도와 관련, <뉴욕타임스>는 힐러리 후보가 좀 불편한 질문에서도 직접적인 대답을 했으며 사안 하나하나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했다고 평가했다. 신문은 트럼프 후보는 편안하게 질문에 응답했으며 정책 사안에 대해서도 가볍게 대응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신문은 트럼프 후보가 베트남 전쟁 당시 징병을 연기해 결과적으로 전쟁에 참전하지 않게 된 것과 관련, "트럼프 후보는 이 문제를 직면하지 않았다"면서 자신에게 불리한 사안을 피해갔다고 꼬집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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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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