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공화당 전당대회 '트럼프 원맨쇼'

대선후보 공식 선출…"트럼프 하나만 남았다"

미국 공화당이 오는 11월 치러지는 대선 후보로 도널드 트럼프를 공식 선출했다. 이 부동산 재벌은 막말로 얼룩진 13개월 간의 좌충우돌 끝에 16명의 경쟁자를 물리치고 공화당을 장악하는데 결국 성공했다.

트럼프는 19일(현지시각) 미국 오하이오 주 클리블랜드의 퀴큰론스 아레나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 이튿날 행사에서 진행된 공개투표에서 대의원 과반인 1237명 이상을 확보해 당 대선후보가 됐다. 공화당은 이날 부통령 후보로 마이클 펜스 인디애나 주지사를 지명했다.

트럼프의 공식적인 대선후보 후보수락 연설은 21일로 예정돼 있다. 그러나 그는 행사장에 설치된 스크린에 모습을 드러내 "이는 하나의 진전이다. 미국의 대통령 후보로 지명돼 자랑스럽다"면서 "우리는 대선에서 이길 것이고 워싱턴의 진짜 변화를 보여줄 것"이라고 했다.

공화당 1인자인 폴 라이언 하원의장은 "도널드 트럼프와 마이크 펜스와 함께 해야만 우리는 더 나은 길을 갈 기회를 가질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다음 대통령 신년연설 때 조 바이든과 버락 오바마가 어디 있을지 모르겠다"며 "나는 펜스 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연단에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15분 가량 이어진 라이언 의장의 연설에서 '트럼프'라는 이름이 언급된 건 이게 전부였다. 공화당 주류인 라이언 의장은 평소 트럼프의 인종, 종교 차별 발언을 비판해왔던 인물이다. 그의 '미지근한' 지지 발언은 트럼프와 당 주류 사이에 여전히 흐르는 냉기류를 드러냈다는 평가다.

조지 H.W 부시,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과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 등 부시 가문 정치인들, 2012년 대선후보였던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 2008년 대선후보 출신인 존 매케인 상원의원 등도 대거 불참해 전당대회를 '트럼프 원맨쇼'로 만들었다.

워싱턴포스트(WP)는 공화당 전당대회를 "나르시즘의 승리"라고 비꼬았다. WP는 "(트럼프가) 월요일 밤 비욘세 스타일로 전대에 등장한 뒤 발언했고, 화요일 밤에는 대회장 대형 화면에 등장해 연설을 가졌으며, 수요일 밤에도 전대에 나타나 연설할 것임을 약속한 뒤 목요일 밤에는 후보 지명을 공식 수락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평했다.

대선후보는 전당대회 마지막 날에 등장하던 관례를 깨고 연일 대회장에 깜짝 등장을 하고 있는 트럼프를 비꼰 것. WP는 "트럼프는 앞서 공화당의 전통을 깨는 발언을 수차례 했다"며 "경선 결과 오로지 트럼프 1명만이 남았으며 그리고 지금도, 트럼프 하나밖에 남지 않았다"고 했다.

전날 대회장에서 트럼프이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의 찬조연설이 오바마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의 8년 전 연설을 표절했다는 논란이 이는가 하면, 록 그룹 퀸이 트럼프 캠프가 자신들의 곡 '위 아더 챔피언스'를 전당대회에 가져다 쓴데 대해 반발하는 등 이번 공화당 전당대회는 장외 뒷말도 무성하게 남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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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구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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