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김재두 대변인은 21일 "전경련과 경우회의 자금 지원을 기반으로 어버이연합 등 보수단체들이 '관제 데모'를 해 온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며 "더욱이 청와대가 이들 단체들에게 관제 데모를 요청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어 충격"이라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이는 '전경련판 용팔이 사건'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며 "청와대 등 권력기관과 전경련, 그리고 보수단체가 국민 여론 조작과 시민들의 건전한 시위를 방해하기 위해 삼위일체가 되어 관제 데모를 일삼아 왔다는 것은 민주주의 질서에 정면으로 도전한 사건이요, 독재정권 시절 정치공작의 전형"이라고 비난했다.
정치깡패의 대명사로 불리는 '용팔이 사건'은, 전두환 정권 시절인 1987년 일명 '용팔이'로 알려진 조직폭력배 김용남과 그 부하들이 야당인 통일민주당 전당대회를 폭력으로 방해한 사건으로, 당시 국가안전기획부장(현 국가정보원장에 해당)이었던 장세동 씨가 5억 원을 주며 친정부 성향 야당이었던 신한민주당 국회의원들을 통해 이들의 폭력을 사주한 것으로 1993년 드러났다.
김 대변인은 "전경련은 꿀 먹은 벙어리처럼 입 다문다고 끝날 일이 아니다"라며 "언제부터 누구의 지시로 뒷돈을 지원해 왔고, 그 규모와 지원단체 모두를 이실직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의당도 한창민 대변인 논평에서 "청와대는 사실무근이라며 부인하고 있지만 사건의 당사자와 윤곽을 보면 수가 빤히 보인다"고 주장하며 "친(親)정부 시위에 청와대 입김까지 작용한 것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보수단체의 집회와 시위가 결국 청와대와 재벌의 꼭두각시춤이라는 의심을 피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한 대변인은 "청와대가 이번에도 개인적 일탈 운운하며 변명이나 꼬리 자르기를 한다면 국민적 불신은 더 켜져 갈 것"이라며 "전경련의 자금 지원과 청와대 개입이 단지 한 두 사람의 일탈이나 비리 정도라고 생각하는 국민은 없다. 누가 여론을 조작하고 국민들의 입을 막고 눈을 가리려 했는지 그 흑막과 배후를 철저하게 밝혀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국민의당과 정의당은 이번 사태에 대해 검찰의 엄중한 수사를 촉구했다. 이날 시민단체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전경련의 어버이연합 자금 지원 의혹과 관련, 서울중앙지검에 진상규명을 위한 수사를 의뢰하기도 했다. 경실련은 전경련의 자금 지원 시기와 횟수, 금액을 밝혀내 이같은 지원이 사실일 경우 금융실명제법 위반 여부와 탈세 여부, 업무상 배임 해당 여부 등에 대해 의법 조치할 것을 촉구했다.
경실련은 "전경련이 어버이연합의 차명 계좌를 이용해 자금을 실질적으로 지원한 것은 금융실명법 위반"이라면서 "차명 계좌를 통해 세금 부과를 곤란하게 만든 것은 탈세에도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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