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우문현답, 우리의 문제는…"

한국노총 '합의 파기' 선언에…'톤다운' 한 朴 대통령

한국노총이 9.15 노사정 합의를 4개월 만에 파기한다고 공식 선언한 것과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은 '노사 양측의 결단'을 촉구했을 뿐,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이날 '국민행복 청년일자리 창출 및 맞춤형 복지' 분야 2016년 정부업무보고 자리에서 "노사가 서로 양보하면서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 지금 한쪽의 일방적 주장만으로 시간을 끌고 가기에는 우리가 처한 상황이 너무나도 어렵다"며 "금년에는 노동개혁을 반드시 완수하고 현장에 정착시킬 수 있도록 노사의 결단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노총을 직접 언급해 비판하지 않고 "노사의 결단"을 언급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최근 대한상의, 전경련 등 재벌 총수들이 직접 나선 '민생 구하기 입법 촉구 1000만 인 서명운동'에 동참, 노동계를 자극했다. 이때문에 박 대통령이 '톤 다운'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노동계를 지나치게 자극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일종의 '속도 조절'이다.

박 대통령은 "노동개혁을 통한 일자리 창출이야말로 청년들에게 가장 절박한 과제다. 작년 청년실업률이 9.2%로 200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구직 포기 청년들까지 합친다면 100만 명이 넘는 상황이다. 지금은 청년일자리를 하나라도 더 만들기 위해서 온 국민이 힘을 모아야할 때"라며 노사의 양보를 거듭 촉구했다.

전날 한국노총 김동만 위원장은 "9.15 노사정 합의가 정부·여당에 의해 처참하게 짓밟혀 휴지조각이 됐고 완전 파기돼 무효가 되었음을 선언한다"며 "한국노총은 합의 내용이 지켜지지 않는 노사정위원회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고 오늘을 기점으로 그동안의 협상 기조에서 벗어나 정부·여당의 노동시장 구조 개악에 맞서는 투쟁체제로 전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모두 발언 말미에 "거듭 강조하지만 '우문현답', 즉 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는 말처럼 정책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는지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해결책도 현장에서 찾을 수 있도록 노력을 집중해 달라"고 당부했다. 고사성어인 우문현답(愚問賢答, 어리석은 물음에 대한 현명한 대답)의 음을 따서 의미를 바꾼 일종의 '신조어'다. 박 대통령은 취임 이후 '우문현답'이라는 말을 간혹 사용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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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열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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