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은혜 새정치연합 대변인은 2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 결과를 브리핑하며 "문 대표는 오늘 노 의원의 도서 판매 보도와 관련해 당무감사원에 철저한 조사를 지시했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 당무감사원도 이날 보도자료를 내어 "문 대표가 노 의원에 대한 엄정한 조사를 공식적으로 요청한 것이 당무감사원 회의에 보고될 것"이라며 "노 의원은 충북도당위원장으로서 정무직 당직자이며, 당무감사원 감찰 대상"이라고 밝혔다. 당무감사원은 "어제(1일) 노 의원 관련 건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 조사에 착수했다"며 "조사에 근거해 당무감사원 전원회의에서 감찰 실시 여부를 의결할 예정"이라고 했다.
앞서 지난달 30일 <뉴스타파>는 노 의원이 의원회관 사무실에 신용카드 결제 단말기를 두고, 자신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산하기관에 최근 펴낸 자신의 시집을 판매했다고 보도했다. 노 의원은 이에 대해 "극히 일부 피감기관에서 관행적 수준의 도서구입을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오해 소지가 있겠다 싶어 피감기관의 책 구입 대금을 모두 반환하라고 지시했고 벌써 오래 전에 반환 조치가 완료됐다"며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출판사 카드 단말기로 책을 구입한 기관이 딱 한 곳 있었는데 이미 오래 전에 반환 조치됐다"고 해명했다.
고(故) 김근태 전 의원을 따르는 민주평화연대(민평련)계 출신인 노 의원은, 지난 2012년 문재인 당시 대선후보의 비서실장을 맡으며 '친(親)문재인' 성향으로 분류됐다. 그는 올해 2.8 전당대회를 거치며 문 대표 측근 그룹 중에서도 좌장 격으로 핵심적 역할을 해왔다.
노 의원뿐 아니라 문 대표와 가까운 성향의 의원들이 최근 잇달아 도덕성 관련 의혹에 연루되면서, 이에 대한 대처를 어떻게 하느냐가 문 대표의 리더십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아들이 법학전문대학원 졸업시험을 통과하지 못하자 학교 측에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역시 당무감사원 조사를 받고 있는 신기남 의원도 성향상 문 대표와 가까운 의원으로 분류된다. 또 지난 8월 딸의 특혜 채용 의혹으로 논란을 빚은 윤후덕 의원도 문 대표가 대선 예비후보일 때 비서실장을 지내 '친문'으로 꼽힌다. 당 윤리심판원은 징계 시효가 지났기 때문에 윤 의원을 징계할 수 없다고 밝혀 추가 논란이 됐었다.
실제로 문 대표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관련 기사 : 새정치 '문재인 대 안철수' 내분 확산) 안철수 전 공동대표는 전날 노 의원 관련 의혹을 겨냥해 "그래서 더더욱 당에서 윤리심판원을 제대로 개혁해야 한다"며 "개별 사안에 대해서는 (당무감사원이 아닌) 개혁된 윤리심판원에서 다루는 게 맞다"고 공세를 펴기도 했다. 비주류에 속하는 이종걸 원내대표 역시 "어떤 법에 어떻게 위반되는지, 국회 윤리 문제에 어떻게 저촉이 되는지 주시해 보겠다"고 언급했다.
당 대변인을 지낸 금태섭 변호사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노 의원의 해명 자체가 황당하기 짝이 없다"며 "문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단호한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고 했다. 금 변호사는 "이런 사건에서 흐지부지한 입장을 취한다면 정말 우리 당이 '콩가루'라는 말을 들어도 더 이상 항변이 불가능하다"며 "(반면) '자기 편'에 대해 철저하고 엄정한 모습을 보인다면 '문안박 연대' 제안의 진정성을 인정받게 될 것이고, 당 '혁신 경쟁'의 시초가 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노 의원과 신 의원에 대한 조사를 윤리심판원이 아닌 당무감사원에서 하고 있는 것이 일종의 편법이라는 지적도 있다. 국회의원을 포함한 소속 당원들의 도덕성에 대한 문제는 징계 권한을 가진 당 윤리심판원의 관할이지만, 현재 새정치연합 윤리심판원은 지난 9월 안병욱 원장(카톨릭대 명예교수) 등 위원 전원이 "계파 논리로 매도당하는 것을 견디기 어렵다"며 사퇴 의사를 표명한 이후 기능 정지 상태다. 노 의원은 충북도당위원장, 신 의원은 '참좋은지방정부위원회' 위원장이라는 정무직 당직을 맡고 있어 당무감사원 직무감찰 대상이 되기는 하지만, 당무감사원은 징계를 '요구'할 수 있을 뿐 결정권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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