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홍보수석, '고대영 KBS 사장 선임' 개입설 파문

강동순 전 KBS 감사 폭로… 고대영, 의혹 부인

청와대가 한국방송공사(KBS) 사장 인사에 개입한 구체적인 정황이 추가로 폭로됐다. 폭로 당사자는 KBS 감사를 지낸 후, 사장에 도전했다가 고대영 후보자에 밀린 강동순 전 감사다. 특히 강 전 감사가 친 여권 인사라는 점에서 그의 폭로는 주목받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 본부는 16일 177호 특보를 통해 강 전 감사의 폭로 내용을 전했다. 강 전 감사에 따르면 청와대 김성우 홍보수석은 이인호 KBS 이사장을 압박, KBS 이사진 구성에서부터 강력한 압력을 행사했다. 이사들에게 "각서에 버금가는 다짐"을 받았다는 것이다. 이후 김 수석은 이 이사장과 A 이사에게 전화를 해 "고대영이 내려가는 걸 검토해 달라"고 말했고, 이 이사장은 이를 청와대 뜻으로 여겼다는 게 강 전 감사의 주장이다.

강 전 감사는 관련해 "김성우가 이인호와 A 이사한테 그런 얘기를 한건, 두 사람만 알고 있으라는 게 아니라 다른 이사들한테 공감대를 사전에 넓혀달라는 이런 얘기 아니에요? 그래서 다른 이사들도 다 알게 됐다"고 주장했다. 결국 KBS 이사진 구성부터 차기 사장을 정권 입맛에 맞는 사람으로 앉히려는 청와대의 '기획'이 있었다는 뉘앙스로 해석된다.

강 전 감사는 이와 관련해 이명박 정부 때 KBS 사장을 지냈던 김인규 전 사장이 깊숙히 개입돼 있다고 폭로했다. 강 전 감사는 '김인규 체제'를 개혁 대상으로 봤던 이 이사장이 주변에 "우리가 여태까지 이런 사람(고대영)을 받기 위해서 여덟 달 동안 고생을 해왔습니까? 참 답답합니다"라는 말을 했다고도 전했다. 고 후보자는 김 전 사장 시절 부사장을 지냈다.

강 전 감사는 "고대영은 김인규하고 몇 년 전부터 시작을 했더라고. 적어도 2년 전 부터. 김인규가 서청원 만나고, 고대영을 데리고 다니고 대통령한테 인사시키고 뭐 그런거야"라며 "서청원한테 가서 '다음 사장이 누가 될 것 같습니까' 그러니까 '고대영 아닌가, 준비 많이 했던데' 이렇게 반응이 나오는 정도"라고 주장했다.

강 전 감사는 "결국 김인규는 길환영 조대현까지 해서 자기 임기 6년을 해먹은 거야. 또 6년을 해먹기 위해서 고대영을 박은 것"이라며 "이인호는 김인규 세력을 개혁의 대상으로 봤는데, 홍보수석이 미니까 두려운 거지. 김성우가 미니까. 근데 박근혜가 민건 아니야. 박근혜는 그걸 들여다 볼 시간이 없었어. 물리적으로"라고도 주장했다.

관련해 고 후보자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청와대 김성우 홍보수석과 통화한 일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누구와 (사장 도전을) 의논한 것 없고 제가 (두 차례 실패한 후) 세 번째 사장에 도전을 한 것"이라고 세간의 의혹을 부인했다. (관련기사 : KBS 사장 후보자 "정부·국가 수립은 1948년")

새정치민주연합 최민희 의원은 "강동순 전 감사에 따르면 김성우 홍보수석이 이인호 이사장에게 전화해 '고대영으로 (사장 선임을) 하라'고 요청 내지 지시를 했다고 한다. 1차 투표에서 강 전 감사와 고 후보자가 각각 5표 씩 받았고, 2차 투표에서 고 이사장이 7표, 몰표를 받게 된다. 이는 의혹을 살 만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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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열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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