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네타냐후 체포, 검토하라" 했는데 뉴욕 가면 진짜 체포되나…뉴욕 시장 "체포 논의 중"

2024년 국제형사재판소에서 체포영장 발부된 네타냐후, 맘다니 시장 발언에 "걱정 안해"…美, ICC 회원국 아니어서 법적 의무 없어

조란 맘다니 뉴욕 시장이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의해 기소되어 체포 영장이 발부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오는 9월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리는 유엔총회 참석 차 뉴욕에 방문할 경우 시 정부 차원에서 체포할지 여부를 논의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18일(이하 현지시간) 미 일간지 <뉴욕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유엔 국제사법재판소(ICJ)와 ICC가 있는 네덜란드 헤이그를 언급하며 "네타냐후 총리는 헤이그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네타냐후 총리에 대해 "국제형사재판소에 기소된 전범"이라며 "지난 수년간 그의 행적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자신이 관할하는 경찰에 네타냐후 총리와 같은 외국 지도자를 구금하도록 명령할 법적 권한이 있는지 불분명하다면서 시 법무부와 이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뉴욕시 법이 허용하는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지만, 이를 위해 우리만의 법을 만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문은 "지난해 시장 선거 운동 당시 맘다니 후보는 네타냐후 총리를 체포하라고 경찰에 명령할 것이라고 밝혔다"며 "당시 맘다니 후보는 ICC가 발부한 체포영장을 이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2024년 11월 21일 ICC는 네타냐후 총리와 요아브 갈란트 전 이스라엘 국방장관에 대해 전쟁범죄 및 반인도범죄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한 바 있다. 이에 ICC 회원국들에는 이들이 자국에 입국할 경우 체포할 법적 의무가 부여됐다.

그런데 미국은 ICC 회원국이 아니다. 따라서 네타냐후 총리가 뉴욕에 온다고 하더라도 그를 체포할 법적 의무는 없다. 예일대학교 로스쿨의 고홍주 국제법 교수는 신문에 현 상황에 대해 "한쪽에는 시장, 다른 한쪽에는 트럼프와 네타냐후 총리가 있는 치킨 게임"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네타냐후 총리가 유엔 본부 안에 들어가면 체포되지 않고 "국가 원수 면책 특권"을 갖게 되지만, 뉴욕 시내에서 이동하는 동안에는 면책특권 없이 외부에 "노출될 수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그는 "진짜 문제는 (네타냐후) 총리가 이런 상황에 맞설 준비가 되어 있느냐는 것"이라며 "(맘다니) 시장에게도 같은 질문이 적용된다"라고 말했다.

신문은 네타냐후 총리가 지난 15일 보수적인 성향의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자인 시드 로젠버그 방송에 출연해 맘다니 시장의 체포 발언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면서 "그는 본인이 누구를 비난하고 누구를 칭찬하고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대니 다논 유엔 주재 이스라엘 대사는 18일 성명을 통해 맘다니 시장의 발언에 반발했다. 그는 "맘다니는 뉴욕시를 제대로 다스리지 못하고 있다. 시장으로서의 책무에 집중하고 관내에 고조되는 반유대주의 물결에 맞서는 대신, 그는 이스라엘을 공격함으로써 적대감을 조장하고 언론의 관심을 받으려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다논 대사는 "네타냐후는 총리는 뉴욕에 방문하여 유엔 총회에서 자랑스럽게 연설하고, 전 세계 앞에서 이스라엘의 진실과 자국민을 방어할 확고한 권리를 선언할 것"이라며 "만약 누군가 체포되어야 한다면 그건 뉴욕 시장 조란 맘다니"라고 덧붙였다.

이스라엘 측이 반발하고 있지만 2023년부터 시작된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인해 미국 민주당 내에서도 이스라엘에 대한 반감이 커지고 있다. 신문은 맘다니 시장의 발언도 이러한 맥락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짚었다.

신문은 "맘다니 의원의 이스라엘에 대한 견해는 더 이상 민주당 내에서 소수 의견이 아니다. 이번주 민주당 하원의원 절반 가까이가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원조를 중단하는 데 찬성표를 던졌다"라며 "비록 법안 통과에는 충분하지 않았지만, 미국의 동맹국 중 하나인 이스라엘에 대한 당의 입장이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충분한 증거"라고 진단했다.

▲조란 맘다니(가운데) 뉴욕 시장이 7일(현지시간) 뉴욕 42번가 235번지에 위치한 붕괴 위험 건물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2023년 10월 7일 당시 가자지구를 통치하던 하마스의 로켓 공격으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이 시작됐다. 하마스의 이 공격으로 약 1200명의 이스라엘 사람들이 사망하고 251명이 인질로 잡혀갔는데,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으로 인해 가자지구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인 7만 명이 넘게 사망하는 등 상당한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지난해 10월 휴전이 발효됐지만 이후에도 이스라엘의 공격은 계속되고 있는데, 카타르 방송 알자지라는 18일에도 이스라엘의 공격이 이어져 여성 1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휴전 이후 1100명이 넘는 팔레스타인인이 사망했고, 이스라엘 군인 4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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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남북관계 및 국제적 사안들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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