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륙간탄도미사일·항모킬러 등 공개

시진핑, '전승절 70주년=항일 전쟁' 부각

중국이 항일 전쟁 및 세계 반(反)파시스트 전쟁 승리 70주년을 기념하는 열병식에서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을 포함한 최첨단 무기를 공개했다.

3일 중국 수도 베이징(北京)에서 치러진 이번 열병식에서 중국은 다양한 종류의 최신형 무기를 선보였다. 특히 사거리가 1만km에 달해 미국 본토 대부분에 도달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 '둥펑(東風·DF)-31A'가 공개돼 눈길을 끌었다.

둥펑 31A는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고 고체연료를 사용한다. 기존의 둥펑-5A가 액체 연료를 사용했기 때문에 사전 연료 주입에 시간이 걸렸다는 점을 감안해보면, 31A는 이전 미사일보다 신속한 대응이 가능해진 셈이다.

▲ 중국이 열병식에서 공개한 대륙간 탄도미사일 둥펑 31A ⓒAP=연합뉴스

중국은 이번 열병식에서 7종의 미사일 100여 기를 공개했는데, 이 중 이번에 첫선을 보인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인 '둥펑-21D'과 '둥펑-26'도 주목을 받았다. 사거리 900~1500km로 이른바 '항공모함 킬러'로 알려진 둥펑-21D는 지난 2001년 중국 정부가 배치 사실을 확인했지만, 이제까지 공개되지 않았다가 이번 행사 때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또 둥펑-21D의 파생형인 둥펑-26은 사거리가 3000~4000km로 미국의 전략기지로 간주되는 괌을 타격할 수 있다. 이 미사일은 이동식발사차량(TEL)을 통해 발사할 수 있기 때문에 지상에서 항공모함 전단을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사거리 1000km 전후의 준 중거리 미사일인 둥펑-16에도 관심이 모아졌다. 둥펑-11의 개량형인 이 미사일은 최근 중·일간 분쟁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는 센카쿠(尖閣, 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열도를 공격권에 두고 있다.

한편 차세대 핵전략 대륙간탄도미사일로 알려진 '둥펑-31B'와 '둥펑-41'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미사일의 주요 제원을 비롯한 핵심 정보가 노출될 것을 우려한 중국 정부의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시진핑, 중국 인민해방군 병력 30만 명 감축 선언

이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열병식 기념사에서 "인민해방군은 조국의 안보와 인민의 평화로운 생활이라는 신성한 직무를 충실히 이행하는 동시에 세계평화를 수호하는 신성한 사명을 띠고 있다"며 병력 30만 명 감축을 선언했다.

시 주석은 이날 연설에서 현재 시대의 흐름은 평화와 발전이지만, 인류의 머리 위에는 전쟁의 '다모클레스의 칼'이 드리워져 있다면서, 역사를 거울로 삼아 평화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다모클레스의 칼'은 한 올의 말총에 매달린 칼을 의미하는 것으로, 위험한 상황을 상징하는 용어다.

그러면서 시 주석은 세계 각국이 유엔헌장의 취지와 원칙을 핵심으로 하는 국제질서와 국제체계를 유지·보호하고 공동승리를 핵심으로 하는 신형 국제관계를 적극적으로 수립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시 주석은 이번 전승절이 항일 전쟁 승리를 기념하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항일 전쟁 과정에서 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 대양주에서 1억 명에 달하는 군인과 민간인이 사망했고 이중 중국인이 3500만 명, 소련인이 2700만 명이 숨졌다면서 이러한 비극적인 역사가 다시는 되풀이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중국이 가장 먼저, 가장 오랫동안 항일 전쟁에 참여했으며 피나는 전투 끝에 일본 군국주의 침략자들을 패배시켰다고 주장했다. 그는 항일 전쟁의 승리를 통해 민족의 치욕을 씻었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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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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