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정두언 의원은 8일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시행령에 대해 아직 의견수렴 절차를 겪고 있으니까, 반대나 지적에 합리적인 부분이 있으면 받아들여야 된다"면서도 "공무원에 대해 불신하기 시작하면 한이 없다. 이런 건 결국 공무원들이 할 수밖에 없는데 '공무원들이 많이 끼어 있다. 없애라' 그런 얘기는 일을 하지 말자는 것"이라고 야당·유족·세월호특별조사위의 비판을 재반박했다.
정 의원은 전날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세월호 선체 인양 결의안과 관련, 새누리당 내에서 가장 적극성을 보였던 이다. (☞관련기사 : '세월호 인양 촉구' 국회의원 158명 결의안 발표) 앞서 박근혜 대통령과 이완구 총리,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도 선체 인양 문제에는 긍정적 사인을 낸 바 있다.
정 의원은 그러나 "공무원들에 대해 불신이 많은 것은 저도 이해를 합니다만 결국 공무원들이 일을 해야 하고, 지금 이 마당에서 공무원들이 엉뚱하게 일을 하는 건 불가능하다"며 세월호특별법 시행령 정부안(案)에 대해서는 옹호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전 국민적 감시가 있는데 어떻게 공무원들이 여기에서 이상하게 진실을 왜곡하겠느냐. 그러니 공무원들을 믿고 일을 맡기는 게 지금 할 일"이라는 주장이다.
정 의원은 조사 범위에 대해서도 "정부 자료에 대해 불신하면 일은 더 이상 진행이 안 된다. 그러니까 일단 정부의 자료를 믿고 거기에 대해서 충분한 검증을 하자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그 얘기가 왜 그렇게 핵심 이슈가 되는지 잘 이해를 못하겠다"며 "불신의 문제다. 아무도 못 믿겠다고 하면 일을 할 수 없지 않느냐"고 덧붙였다.
유기준 "시행령, 철회할 수 없다"…야당 "즉각 폐기해야"
이같은 발언은 최근 정부·여당 내의 기류와 정확히 일치한다. 전날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은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 출석해 "입법예고한 전체 안을 철회할 수는 없다"고 못박았다.
유 장관은 유가족들의 요구에 대해 "일부는 수용하고, 안 되는 것은 적극 검토해 일부 문항은 수정함으로써 계획에 맞춰 특조위를 출범토록 하겠다"고 했다. '수용'과 '수정'의 대상에 대해 그는 "세월호 운항, 선박 안전에 관련된 사람이 해수부에 있다면 (그를) 조사위에 파견하는 것은 배제하겠다"거나 "기획조정실도 오해의 소지가 있다면 '협의'나 '조정'으로 완화하는 것도 고려해 보겠다"는 점 등을 들었다.
유 장관은 그러면서 세월호 인양 등 추가 수습 비용에 대해 "인양을 전제로 대략 5500억 원을 상회할 것"이라며 "(청해진해운 등을 대상으로 한) 구상권으로 회복할 금액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단 그는 당초 9일로 예정됐던 차관 회의를 1주일 뒤로 연기, 추가 심의를 하기로 했다고 했다. 차관 회의와 국무회의를 거쳐 바로 시행령을 채택하기보다 시간을 두고 유가족을 더 설득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유 장관의 이같은 발언이 나온 다음날, 야당 지도부에서는 이에 대한 비판적 의견이 쇄도했다. 우윤근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는 8일 "특별법을 통제하고 무기력하게 만드는 지금의 대통령령은 즉각 폐기가 맞다"며 "그렇게 해서 세월호 특위가 조속히 일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청래 최고위원도 "세월호특별법 시행령은 불법 시행령"이라며 "모법(母法)을 위반한 시행령은 반드시 완전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최고위원은 "대안으로 특조위에서 마련한 시행령을 그대로 받아들이면 된다"면서 "새누리당과 우리 당이 추천한 인사로 구성된 특조위가 만장일치로 마련한 시행령(안) 아니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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