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나카의 '팔꿈치'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

[베이스볼 Lab.] 수술 시기에 따라 '평균 연봉'이 달라진다

막 시작된 스프링캠프에서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팔꿈치’가 하나 있다. 바로 뉴욕 양키스의 에이스 마사히로 다나카의 팔꿈치다. 얼마나 팔꿈치에 대한 관심이 많았는지 다나카는 본인을 상대로 팔꿈치의 상태에 대한 질문만 던지는 기자들에 질려 “내 성적에는 관심이 없고 팔꿈치 인대의 상태에만 관심이 있다”고 말했을 정도다. 그렇다면 왜 사람들은 다나카의 성적보다 그의 팔꿈치에 더 관심을 가지는 것일까?
작년 7월 중순까지만 해도 다나카의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은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었다. 18경기에 나와 129.1이닝을 소화하면서 한 번 마운드에 오르면 평균적으로 7이닝 이상을 책임졌으며, 탈삼진은 이닝보다 많은 135개를 잡아내면서 볼넷 허용은 19개에 그쳤다. 평균자책점도 2.51를 기록했는데 이는 좌타자에 유리하고 우완투수에게 불리한 뉴양키스타디움을 홈으로 쓰고 있음을 감안하면 정말 대단한 기록이었다. 실제 2009년 새로운 양키스타디움이 개장한 이후, 100이닝 이상을 소화하면서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투수는 하나도 없었다. 거액의 계약으로 말이 많았지만, 그 계약이 염가계약으로 보일 만큼 뛰어난 활약이었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선수라도 경기에 나오지 못하면 아무 의미가 없다. 다나카는 7월 중순 팔꿈치 염증을 느껴 부상자 명단에 등재됐다. 토미존 수술을 받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기도 했지만 PRP 치료(손상된 인대 주변 근육을 강화하는 주사 치료)를 선택했고 9월말 다시 복귀했다. 그러나 복귀후의 다나카는 더 이상 전반기의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특히 펜웨이파크에서 라이벌 보스턴 레드삭스를 상대로 시즌 마지막 등판을 했을 때의 모습(1.2이닝 5실점)은 처참할 정도였고 경기를 지켜본 사람들은 모두 다나카의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다행스럽게도 다나카의 팔꿈치 인대는 완전 파열이 아닌 부분 파열 상태로 알려졌다. 덕분에 토미존 수술을 피하고 주사 치료를 통해 복귀할 수 있었다. 그러나 문제는 인대는 근육처럼 자연적으로 치료되는 부위가 아니라는 것이다. 실제로 팔꿈치 인대가 부분 파열되고 수술이 아닌 재활을 택한 선수들 대부분은 결국 토미존 수술을 받게 되었고, 괜히 복귀 시기만 지연시키는 결과로 이어진 경우가 많았다.


이들 중 가장 성공적인 사례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에이스인 애덤 웨인라이트. 웨인라이트도 과거 팔꿈치 부상을 당했을 때 수술이 아닌 재활을 택한 적이 있다. 물론 이 성공적인 경우도 결국 토미존 수술을 피해갈 수는 없었다. 시간이 지나고 2011년, 결국 웨인라이트도 수술대에 오르고 말았다. 과거의 사례를 근거로 추측해봤을 때 ‘언제’ 받게 되느냐가 문제지 다나카도 결국 토미존 수술을 받게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볼 수 있다.
다나카의 ‘시한폭탄’이 언제 터지게 될지는 소속팀 뉴욕 양키스에게도 상당한 관심사다. 양키스가 다나카와 체결한 포스팅비 2000만 달러에 7년 총액 1억5500만 달러 거액 계약에는 2017시즌 이후 조건 없이 옵트아웃(선수와 구단 간 동의가 있는 경우 계약 파기) 할 수 있는 조항이 삽입되어 있다. 이 때문에 계산이 복잡해진다.

우선 재활이 성공적으로 진행되어 수술을 받지 않고 2017년 이후 옵트아웃을 하게 되는 경우: 양키스는 포스팅비를 포함해 다나카를 4년 평균 2700만 달러에 기용하게 된다. 수술 없이 정상적인 모습을 보여준다면 다나카가 옵트아웃 하게 될 가능성은 사실상 100%에 가깝다.

그러나 다나카가 일찌감치 토미존 수술을 받고 1년 정도의 재활 후 복귀해 다시 좋은 모습을 보여줘 옵트아웃을 한다면: 양키스는 1억 800만 달러를 투자해 다나카를 약 3년 정도 기용하는 셈이 된다. 연평균으로 환산하면 3600만달러를 다나카에게 지급해야 하는 것이다.

또 다나카가 옵트아웃 시기 즈음 수술과 재활 과정을 거치게 되어 옵트아웃을 하지 못하게 된다면: 연간 2900만 달러로 다나카를 기용하는 셈이 된다.

이렇듯 수술을 받는 시기에 따라 다나카를 얼마나 오래, 어느 정도의 가격에 쓰게 되는지가 결정난다는 것이다.
요즘 시대에 ‘토미존 수술’은 우스갯소리로 ‘통과의례’ 소리가 나올 만큼 흔한 일이다. 성공률도 매우 높다. 다나카도 결국 은퇴하기 전, 그 통과의례를 거치게 될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언제 거치느냐에 따라 단순히 1년을 쉬게 될지, 다른 파급효과를 미치게 될지가 달려있다. 다나카의 팔꿈치에 모든 메이저리그 팬들의 시선이 집중된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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