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안 몬카다 계약이 남긴 숙제

[베이스볼 Lab.] 유망주 시장의 역차별, 빈부 격차 키운다

'쿠바 특급' 요안 몬카다와 보스턴의 계약 소식이 알려진 뒤, 탬파베이 레이스 투수 드류 스마일리는 인상적인 트윗을 남겼다.
스마일리는 "쿠바 출신의 19세 유망주는 3000만 달러를 받지만, 미국 최고의 유망주가 받는 금액은 1/6에 불과하다. 모든 선수는 같은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금의 메이저리그 유망주 계약 방식은 역차별 소지가 다분하다.
미국, 캐나다, 푸에르토리코의 고등학교를 졸업한 선수와 대학에 진학 중인 선수들은 메이저리그 신인 드래프트를 거쳐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을 맺는다.
2012년 개정된 노사협약(CBA Rule)에 의해 재정적으로 더 엄격해진 메이저리그 신인 드래프트는, 드래프트 보너스 풀(1라운드에서 10라운드까지 쓸 수 있는 돈의 한도)이 정해져 있다. 정해진 돈보다 5% 이상을 더 쓸 경우, 75%의 사치세를 내야 하고 다음 해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잃는다.
2014 신인 드래프트에서 가장 많은 금액을 쓸 수 있었던 팀은 휴스턴 애스트로스로 지출한 금액은 1336만 달러에 불과했다. 몬카다 한 명의 계약금이 벌금 포함 6300만 달러임을 생각했을 때, 지나치게 적은 금액이다.
이렇게 된 가장 큰 이유는 2014년부터 도입 예정이었던 '국제 아마추어 드래프트'가 2016년 이후로 미뤄졌기 때문이다. 국제 아마추어 드래프트가 미뤄진 대신 도입한 '국제 아마추어 계약금 제한'은 허점이 많다.
물론 기존의 제도보다는 나은 것은 사실이다. 기존의 '국제 아마추어 자유계약'제도는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빈부 격차를 심화시켰다. 양키스와 보스턴, 텍사스 등 부자구단들은 국제 유망주에게 거액을 쏟아 붓는데 주저함이 없었다. 제도적으로 별다른 제한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국제 유망주 계약금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제도가 개선된 것이다. 그러나 상한선을 초과한 금액에 대해서 사치세를 물리고, 다음 해부터 2년간 한 선수당 50만 달러 이상을 주고 계약할 수 없도록 하는 징계로도 부자 구단의 마구잡이 투자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점이 드러났다.국제 유망주의 수준이 매년 일정한 편이 아니기 때문이다. 만약 다음 해에 나올 국제 유망주가 별 볼 일이 없다면, "까짓것 벌금 내고 징계받지 뭐"하는 심산으로 제한선을 무시하고 투자하는 구단들이 늘어났다.
시작은 2013시즌 시카고 컵스. 컵스는 2013년 상위 랭킹의 국제유망주 수준이 앞으로 몇 년간보다 우월할 것으로 판단했고 과감하게 투자했다. 그리고 2013년 국제 유망주들을 거의 독식하다시피 했다. 이후의 징계는 안중에도 없었다.

▲시카고 컵스의 쿠바 출신 유망수 호르헤 솔러ⓒmikelachance816
한 구단이 한 해의 상위권 국제 유망주를 독식하고 2년간 기다리는 전략은 2014년에도 계속됐다. 보스턴 레드삭스는 몬카다를 영입하기 이전부터 이미 '국제 아마추어 계약금 제한'선을 초과한 상황이었다. 그래서 더 과감한 투자가 가능했던 것이다.
이런 추세라면 애초 목표였던 '빈부 격차 해소'는커녕,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를 거쳐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선수들과 미국 내 아마추어 선수들의 불만만 커지게 될 것이다.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가장 좋은 방법은 물론 '국제 아마추어 드래프트' 제도를 시행하는 것이다. 이 제도의 빠른 도입이 불가능하다면, 지금보다 징계의 강도를 높이는 것이 차선책이다. 제한을 초과한 금액에 대한 사치세 비율을 지금보다 높이거나, 3년 이상 국제 유망주와 계약할 수 없도록 제재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2016시즌이 끝난 뒤 열리는 다음 메이저리그 노사협약(CBA)까지 적극적인 대책을 내놓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선수노조는 그 이전까지 다양한 방법을 강구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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