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 MLB에 진출하면 예상 성적은?

[베이스볼 Lab.] 현실적인 비교 대상은 크리스 데이비스

강정호에 이어 이번에는 박병호다. 박병호(넥센 히어로즈)에 대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관심이 뜨겁다. 얼마 전 미국 야구 매체 <하드볼 타임스>의 통계 분석가인 브라이언 카트라이트는 트위터를 통해 박병호가 메이저리그에서 뛸 경우의 예상 성적을 공개하기도 했다.

카트라이트가 예상한 박병호의 성적은 600타석에 나선다는 가정하에 .237/.332/.457(타/출/장)에 29홈런이었다. 그러나 성적 예상법을 따로 공개하지는 않았다. 이에 질 새라 <베이스볼 Lab.>에서도 박병호의 예상 성적을 구해보려고 한다.

통계적인 방법만을 사용했기 때문에 현장의 관점, 예를 들어 타격 메커니즘이나 적응력은 고려하지 않았다. 각 선수가 뛴 구장에 따른 유불리를 보정하지도 않았으며, 올해 메이저리그에 뛴다는 가정하에 지난 시즌의 성적만을 가지고 구한 값이다.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올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게 됐지만, 아직 한국프로야구에서 뛴 타자들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해서 기록을 남긴 사례가 없으므로 1)KBO 선수가 NPB에 진출했을 때의 성적 변화, 2) NPB 선수가 MLB 선수로 진출했을 때의 성적 변화를 활용했다.

물론 새로운 국가에 적응하는 과정에서의 불리함이 이중으로 적용된다는 점에서 다소 불리한 측정 방식일 수 있다. 그러나 이를 수치화하기는 어려운 점이 있어서, 수식에 적용하지 않았다.

ⓒ연합뉴스

KBO 타자들이 NPB에 진출했을 때 성적의 변화

국내 타자 중 NPB에 진출했던 대표적인 타자는 이종범, 이승엽, 이병규, 이범호, 김태균, 이대호가 있다. 이들의 진출 첫해 BABIP(파울라인 안쪽에 떨어진 공이 안타가 되는 비율), HR%(타석당 홈런 비율), BB%(타석당 볼넷 비율), SO%(타석당 삼진 비율)은 다음과 같은 비율(평균)로 변했다.

BABIP 93.9%
HR% 75.6%
BB% 82.9%
SO% 147.6%

돋보이는 것은 HR%의 감소와 SO%의 증가이다. NPB의 전체적인 투수의 수준이 KBO에 비해 높아서 생기는 변화로 보인다.

박병호의 2014시즌 KBO 성적을 위의 변화율에 적용한 NPB 예상 성적은 다음과 같다. 사구(HBP)와 희생번트, 희생플라이의 비율은 KBO와 같다고 계산했다.


NPB 타자들이 MLB에 진출했을 시 성적의 변화

NPB 선수 중 MLB에 진출했던 대표적인 타자는 이치로, 마쓰이(히데키), 마쓰이(가즈오), 이와무라, 후쿠도메, 니시오카, 아오키가 있다. 이들의 진출 첫해 BABIP(파울라인 안쪽에 떨어진 공이 안타가 되는 비율), HR%(타석당 홈런 비율), BB%(타석당 볼넷 비율), SO%(타석당 삼진 비율)은 다음과 같은 비율(평균)로 변했다.

BABIP 91.3%
HR% 62.7%
BB% 69.6%
SO% 99.0%

진출 당시 이치로가 진자 타법을 포기하면서 맞히는 데 주력했듯이, NPB 타자들은 MLB로 진출할 경우 장타를 일정 부분 포기하면서 공을 맞히려는 경향이 두드러지는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삼진을 당하는 비율은 오히려 소폭 감소했으나 긍정적인 변화로는 보이지 않는다. 홈런 비율이 극단적으로 감소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를 박병호의 2014시즌 NPB 예상 성적에 대입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사구(HBP)와 희생번트, 희생플라이의 비율은 KBO와 같다고 계산했다.


두 번의 이동을 가정했기 때문에 생기는 손해, 2014시즌 비정상적으로 높았던 KBO 리그의 BABIP(0.330)로 인한 이득(공인구로 인한 문제임이 분명해 보인다), 2014시즌 리그에서 가장 높았던 목동 구장의 홈런 팩터(1.159)를 고려하지 않았지만, 가상의 성적을 대략 유추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2014시즌 박병호의 MLB 예상 성적과 유사한 기록을 보여준 메이저리그 선수는 누굴까. 2014년 .196 .300 .404 26홈런을 기록한 크리스 데이비스(볼티모어 오리올스)가 가장 유사한 성적을 남겼다. 2014년의 크리스 데이비스는 뛰어난 장타력에 비해 타격 정확성과 높은 삼진율이 문제였다. 박병호가 MLB 진출을 위해 보완해야 할 점이 무엇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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