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회 "난 박근혜에게 7년전 사실상 잘려"

"나를 조사하라…잘못 있으면 감옥 간다"

'그림자 권력', '비선 실세'로 불리고 있는 정윤회 씨가 언론에 모습을 드러냈다. 7년 전 박근혜 대통령에 의해 자신이 "잘린 것"이라며, 현재 제기되고 있는 각종 의혹들에 대해 해명을 쏟아냈다. 정 씨는 9일자 <중앙일보> 김진 논설위원과 인터뷰에서 '국정 농단' 의혹과 관련해 "나를 조사하라"며 "잘못이 있으면 감옥에 가겠다"고 말했다. 

정 씨는 이 인터뷰에서 "2007년 비서실장을 그만둔 이래 나는 7년간 야인으로 지내고 있다. 지난 대선 때도 활동하지 않았다. 대선 이후 내가 박 대통령과 접촉한 건 당선 후 대통령이 나에게 전화를 한 번 한 게 전부"라며 "7년 전에 사실상 나는 '잘린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정 씨는 이재만, 안봉길, 정호성 비서관 등 이른바 '청와대 3인방'과 접촉설에 대해 "접촉 없다. 인간적인 정의(情誼)로 보면 이들이 나에게 연락하는 게 도리인데, 나는 섭섭하다"고 전면 부인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 박지만 EG 회장을 미행했다는 박 회장 측의 주장에 대해 그는 "내가 그저 평범한 시민인데 왜 그런 일을 하겠는가. <시사저널> 보도 이틀 후 내가 박 회장을 찾아가 '자술서가 있다는데 보여달라'고 했다. 박 회장은 보여주지 않고 있다. 그가 잘못된 정보로 잘못된 주장을 하는 바람에 의혹 소문이 커졌다. 미행이 있었는지, 있었다면 누가 한 건지 나는 모른다"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정 씨는 야당을 비난하기도 했다. 그는 "일부 야당 의원은 나와 박 회장, 그리고 이재만 청와대 총무비서관의 이름을 따서 '만만회'가 있다고 주장한다. 소설이다. 실체가 없다는 걸 그들도 알 것이다. 그러면서도 이름을 그렇게 붙이면 사람들이 쉽게 입에 올릴 거라는 점을 노리고 그렇게 한다. 대통령이나 당사자들이 입을 억울한 피해는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경박하고 무책임하다. 야당의 수준이 이러하니 나라가 심히 걱정된다"고 말했다. 

정 씨는 "정부가 공식적으로 조사해 달라. '박근혜 비서실장' 시절부터 지금까지 나의 모든 걸 조사해도 좋다. 재산, 이권 개입, 박지만 미행 의혹, 비선 활동, 모든 걸 조사하라. 대통령 동생 이름에다 총리 후보자 추천설까지 나왔으니 정부가 조사할 필요가 생겼다. 비서실장 때나 그 이후나 잘못이 있으면 감옥에 가겠다. 하지만 내가 결백하면 헛소문으로 나를 공격하는 이들이 책임을 져야 한다. 지금 세상은 이상하고 나는 억울하다"고 말했다. 

정 씨는 1997년부터 10년간 정치인 박근혜의 비서실장을 지냈다. 2007년 자신이 최태민 목사의 사위라는 게 불거지자 비서실장을 그만뒀다. 최 목사는 박 대통령의 젊은 시절, 박 대통령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친 인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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