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P>는 '분노하라(indignant)'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스페인 시위대가 마드리드에서 다음달 24일 열릴 대규모 집회에 참가하기 위해 650킬로미터 떨어진 바르셀로나로부터 행진을 시작했다고 25일 보도했다.
지난 20일 출발한 50여 명의 시위대는 도보나 자전거를 이용해 29개의 도시 및 마을을 방문해 집회를 열 예정이며 숫자는 계속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이 통신은 전했다.
행진에 참가한 라파엘 데 라 루비아(Rafael de la Rubia)는 "이건 '분노하라' 운동의 다음 행보"라며 "처음엔 거리로 나왔고 다음엔 광장으로, 이제는 고속도로로 나왔다. 이 다음엔 유럽 전체로 향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페인의 '분노하라' 시위는 지난달 15일 마드리드에서 시작된 후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통해 급속도로 확산됐으며 지방선거가 치러진 지난달 22일에는 수만 명의 인파가 푸에르타 델 솔 광장에서 텐트를 치고 밤샘 농성을 이어갔다.
지방선거에서 집권당인 사회당이 패배하는데 일조한 이들은 지난 13일 자진 해산을 결정했지만 19일에도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 등 스페인 주요 도시에서 20만 명이 시위를 벌이며 높은 실업률과 금융위기를 초래한 정치가 및 은행가들의 책임을 물었다. 22일에는 정비 노동자들의 집단 교섭권을 위한 밤샘 농성 이후 200여 명의 시위대가 스페인 의회 앞에서 집회를 열기도 했다.
이들의 운동은 비슷한 경제난을 겪고 있는 그리스를 포함해 유럽 각지에서 동조 시위를 불러온 바 있다.
스페인은 2008년 금융위기에 의해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서 실업률이 20%를 넘었고 25세 이하 청년 실업률은 45%에 달한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스페인의 중장기적 경기 회복에 의문을 던지고 있고 중앙은행도 더딘 경기 회복탓에 고실업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스페인은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9.2%인 재정 적자를 유럽연합 규정에 따라 3% 밑으로 낮춰야 하기에 긴축 재정이 불가피하다. 엘네라 살가도 스페인 재무장관은 24일 내년 중앙정부 예산을 올해보다 3.8% 감축한 1174억 유로로 책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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