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침공이 단기간에 종료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는 가운데, 양측이 보유하고 있는 무기 재고에 따라 전쟁 양상이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와 관련 이란이 대표 무인기인 샤헤드 드론을 통해 저렴한 방식으로 공격을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4일(이하 현지시간) 미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이란 드론, 미국 무기 비용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미국은 이란의 제공권을 장악하고 있다. 하지만 항상 미국이 유리한 것은 아니다"라며 "이란은 저렴한 드론을 이용해 중동 지역에서 정밀 공격을 감행하고 있다"고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이란이 사용하고 있는 샤헤드 드론은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상용 전자 부품으로 제작되는데, 모델에 따라 대당 2만~5만 달러 정도의 비용이 들어간다.
그런데 이를 무력화하기 위해서는 드론 제작 가격의 수십 배가 넘는 비용이 필요하다. 신문은 "미사일 방어의 기준이 되는 패트리어트 방공 시스템은 발사 당 300만 달러가 넘는 고가의 요격 미사일을 사용하며, 공급량 또한 제한적"이라며 "예를 들어 록히드 마틴은 2025년에 PAC-3 요격 미사일을 620대 납품했는데 이는 역대 최다 생산량"이라고 설명했다.
미국과 이스라엘 등이 이란의 탄도미사일과 드론을 요격할 수 있는 방공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렇게 비용 차이가 발생하는 상황에서는 이란이 가성비 차원에서 유리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텍사스의 드론 제조업체 하일리오의 CEO이자 공동 창립자인 아서 에릭슨은 "드론을 격추하는 비용이 띄우는 비용보다 훨씬 많이 든다. 이것은 '돈 싸움'"이라며 "드론을 요격하는 것과 띄우는 비용 비율은 아무리 낮게 잡아도 10대 1, 실제로는 60대1, 70대1 정도에 이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신문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 이후 이란은 2000대 이상의 드론을 발사했으며,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방공 시스템에도 불구하고 일부는 목표물을 명중시켰다"라며 "공격용 드론은 저렴하지만 방어 비용은 막대한 상황에서, 장기적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란의 샤헤드 드론은 약 3.3미터 정도의 크기를 가진 무인기로 기체 앞부분에 폭발물을 탑재하고 있으며 목표물에 충돌하면 폭발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신문은 "워싱턴 싱크탱크인 신미국안보센터의 선임 연구원이자 국방 프로그램 책임자인 스테이시 페티존에 따르면, 샤헤드 드론의 장거리 버전인 136은 약 1900km를 비행할 수 있어 중동 전역의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다"고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미국은 저렴한 형태의 드론 대응 기술을 가지고 있다. 신미국안보센터의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방산기업인 RTX가 개발한 소형 무인 항공기 시스템(UAS) '레이시온 코요테'의 경우 요격 미사일 한 대당 12만 6500달러가 들어가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요격미사일인 PAC-3과 비교했을 때 약 15분의 1 정도 비용이 들어가는 것에 불과하지만 샤헤드 드론보다는 2배 이상 비싸다.
신문은 "드론을 교란하거나 무력화할 수 있는 시스템은 다양하다. 항법 시스템 제어용 무선 주파수를 방해하는 장비, 마이크로파 또는 레이저를 사용하여 드론을 무력화하거나 항로를 이탈시키는 장비 등이 있다"라며 "이러한 대(對)드론 시스템은 요격 드론보다 훨씬 저렴하지만, 성공률이 들쭉날쭉하거나 민간 생활에 극심한 피해를 초래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신문은 이에 따라 "미국과 동맹국들이 이란의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방어하는 데 필요한 요격 미사일 재고가 부족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며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12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최근 몇 년간 수백 개 수준으로 요격 미사일을 조달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실제 분쟁 상황에서 필요한 미사일과 공급량 사이에 불균형이 있음을 시사한다"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댄 케인 미 합참의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는 공격과 방어 모두에서 주어진 임무에 필요한 정밀 무기를 충분히 보유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실제 작전 수행을 위해 무기의 수량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라며 구체적 답을 하지 않았다.
신문은 "전쟁부는 최근 (요격 미사일의) 조달량을 늘리는 계약을 체결했지만, 공장들이 증가된 수요를 충족하기까지는 수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스라엘 역시 요격 미사일이 부족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카타르 방송 알자지라는 이날 함제 아타르 국방 및 안보 분야 전문 분석가를 인용해 "전쟁 초기 3일 동안 이란은 이스라엘을 향해 200발 이상의 탄도 미사일을 발사했다"며 "(지난해 6월) 12일 간 전쟁 동안 이란은 약 500발을 발사했고, 이스라엘은 매번 요격 미사일로 대응해야 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는 이스라엘이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훨씬 초과하는 수치"라며 "따라서 미국의 지원이 없었다면 이스라엘은 이미 영공 통제권을 잃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방송은 "이스라엘은 보유하고 있는 요격 미사일 수량을 공개하지 않지만, 12일 전쟁 중에 요격 미사일 재고가 부족해지기 시작했다는 점은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높은 수준의 요격 능력을 유지하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임을 보여준다"며 이로 인해 민간인 사상자가 증가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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