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잘라 만든 콜트 기타, 뮤지션의 치욕"

[기고] 오조메틀리, 후지 록 페스티벌에 콜트·콜텍 노동자와 함께 선다

미국 랩매틀 밴드 '레이지 어게인스트 더 머신(RATM)'의 기타리스트 톰 모렐로는 지난 1월 "기타는 자유를 위한 수단이지 착취의 수단이 아니다(Guitars should be a means to liberation, not exploitation)"라고 말하며 한국의 콜트·콜텍 노동자들에 대한 연대의 뜻을 밝혔다.

지난 2007년 기타 제조업체 콜트악기가 국내 공장을 폐쇄하고 300여 명의 노동자를 해고한 이후 1200일이 넘게 싸워온 이들의 노력이 국경을 넘어서고 있다. 7월 27일부터 8월 5일까지 일본에서 열리는 후지 락 페스티벌을 맞아 페스티벌 사무국은 콜트·콜텍 노동자들을 초청했다.

여기에 참가하는 밴드 '오조메틀리'와 RATM의 보컬리스트 잭 드 라 로차 등은 콜트·콜텍 노동자들에 대한 지지 의사를 적극적으로 밝혔다. 해고 노동자들은 페스티벌 이후에도 도쿄에서 '노동자가 없으면, 음악도 없다(No Workers, No Music)' 콘서트 등을 통해 콜트악기 측의 부당노동행위를 일본 시민에게 알릴 예정이다.

콜트·콜텍 노동자들과 외국 음악인들의 연대에 함께한 이원재 문화연대 사무처장의 글을 싣는다. <편집자>

7월 27일 일본 후지락 페스티벌 사무국의 초청으로 다시 일본 원정투쟁길에 나선 콜트·콜텍의 '기타 만드는 노동자'들에 대한 뮤지션들의 지지와 연대가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 1월 세계적인 밴드 '레이지 어게인스트 더 머신(Rage Against The Machine)'의 기타리스트 톰 모렐로(Thomas Baptist Morello)를 시작으로 부츠 릴리(Boots Riley, 'The Coup'의 프론트맨), 웨인 크래머(Wayne Kramer, 'MC5'의 기타리스트) 등의 공식적인 지지 선언과 미국 LA 연대 콘서트 개최에 이어, 콜트·콜텍 기타 노동자들의 투쟁에 또 다른 세계적인 뮤지션들이 합류한 것이다.

'RATM'과 'One Day as a Lion'에서 보컬 및 래퍼로 활동하고 있는 잭 드 라 로차(Zack de la Rocha), 그리고 미국은 물론 남미와 아시아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그룹 '오조매틀리'가 한국의 콜트·콜텍 기타 노동자들의 투쟁과 관련해 공식적인 지지 입장을 전달했다. 이들은 7월 말 일본에서 개최되는 후지 락 페스티벌의 초청 무대를 시작으로 적극적인 연대 활동을 진행할 계획이다.

'오조매틀리'는 1998년 첫 번째 앨범을 냈고, 이후 그래미상을 수상할 정도로 음악성과 대중성에 있어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는 세계적인 밴드다. 2008년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에 초청받아 벌인 공연에서도 팬들의 지지와 언론의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오조매틀리는 지난 7월 9일 뉴욕 브룩클린의 프로스펙트 파크(The prospect park)에서 열린 "Celebrate Brooklyn! 2010" 콘서트에서 공연을 하면서 콜트·콜텍 기타를 만드는 노동자들에 대한 공식적인 지지를 선언했다. 약 3000 명의 관객이 공원을 가득 메운 가운데 무대에 올라 온 오조매틀리는 마지막 피날레에서 콜트·콜텍 기타 노동자들을 위한 퍼포먼스를 할 정도로 열정적인 연대의 의지를 보여주었다.

▲ 공연 전에 오조매틀리의 라울 페치코와 울리시스 벨라(Ulises Bella, 색소폰)가 콜트·콜텍 기타 노동자들에 대한 지지를 밝히는 모습. ⓒ이원재

이날 공연 전 오조매틀리를 대표해서 만난 라울 페치코(Raul Pacheco, 기타리스트)는 "콜트·콜텍 기타 노동자들의 투쟁을 잘 알고 있다. 앞으로 다양하고 적극적인 연대 활동을 하겠다"라며 콜트·콜텍 기타 노동자들에 대한 연대의 마음을 전했다.

뿐만 아니라 오조매틀리는 이번 후지 락 초청 공연에서 자신들의 무대에 "콜트·콜텍 기타를 만드는 노동자들을 초대해 수많은 팬들 앞에서 연대를 호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번 후지 락 페스티벌 기간에 진행되는 콜트·콜텍 기타 노동자들의 일본 방문과 관련해 기자회견 참여 및 거리 퍼포먼스 참가 등 다양하고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 오조매틀리의 라울 페치코가 이 날 공연의 하이라이트였던 마지막 피날레에서 콜트·콜텍 기타 노동자들에 대한 지지를 표현하고 있다. ⓒ이원재

▲ 공연을 마친 후 오조매틀리의 지로 야마구치(Jiro Yamaguchi, 퍼쿠션)는 "이번 후지 락 페스티벌에서 콜트·콜텍 기타 노동자와 적극적으로 연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원재
한편,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세계적인 록 스타이자 래퍼인 잭 데라 로차 역시 'RATM'의 유럽 투어 기간에 공식적인 채널을 통해 콜트·콜텍 기타 노동자들에 대한 지지와 연대의 입장을 전달했다. 잭 데라 로차 역시 오조매틀리와 마찬가지로 단순한 지지 선언이 아니라 지속적이고 다양한 연대활동을 약속하였다.

최근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 밴드 'One Day as a Lion'으로 이번 후지 락 페스티벌에 초청된 잭 데라 로차는 후지 락 공연과 일본 투어 기간 동안 콜트·콜텍 기타 노동자들에 대한 다양한 지지 활동을 추진할 예정이다. 현재 잭 데라 로차 측은 '콜트·콜텍 기타를 만드는 노동자와 함께하는 문화노동자들'과 세부적인 활동 계획에 대해 협의 중이다.

현재 (주)콜트악기와 (주)콜텍은 한국 사회에서 계속되는 재판 패소, 여론 악화 등으로 어려움에 처해 있다. 기타 노동자들에 대한 세계적인 뮤지션들의 지지가 확산되면서 해외 기타 시장과 관련하여 앞으로 더 큰 어려움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지지를 선언한 세계적인 뮤지션들은 앞으로 더 많은 동료 뮤지션들의 참여를 위해 활동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주)콜트악기와 (주)콜텍만이 아니라 이들의 주요 거래 기업인 미국의 휀더, 일본의 아이바네즈 등을 집중적으로 비판할 예정이다.

'콜트·콜텍 기타를 만드는 노동자와 함께하는 문화노동자들'은 "콜트자본과 박영호 사장이 한국의 법원, 국회, 시민사회, 문화예술인, 뮤지션 등을 노골적으로 무시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역시 이제는 노동자들의 권리를 위해 실질적인 실력 행사를 할 수 밖에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 동안 미루어 왔던 본격적인 불매운동은 물론 휀더, 아이바네즈 등 주요 구매 기업들에 대한 공식적이고 실질적인 압력 행사가 국제적인 차원에서 진행 될 것"이며, "박영호 사장이 계속 상식과 법제도를 무시한다면 우리 역시 소비자, 예술가의 권리를 통해 국내외 기타 시장에서 콜트자본을 완전히 퇴출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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