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행성' 궤도 탈출한 '공병호 위성'

공병호 "나를 인선한 게 실수"

미래통합당이 비례대표 득표용 위성 정당으로 창당한 미래한국당의 반란에 골머리를 썩고 있다. 미래한국당은 전날 비례대표 명단을 최고위원회의에서 추인하는 데 실패했지만, 공병호 공천관리위원장은 '나를 인선한 게 실수'라며 전혀 굽힐 뜻이 없음을 밝히는 등 갈등은 더 심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공병호 위원장은 17일 개인 유튜브 방송을 통해 "정치 역사상 처음으로 공정하고 투명하며 객관적으로 이뤄진 공천"이라고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후보 명단을 평가하며, 통합당을 향해 "섭섭함은 인간적으로 이해하나 반발은 설득력이 없다"고 쏘아붙였다.

통합당의 반발에 대해서는 "가장 큰 실수는 공병호를 공관위원장으로 인선한 것"이라고까지 했다. 한선교 미래한국당 대표는 공 위원장에게 공천을 맡기는 과정에서 황교안 대표 등 통합당 지도부와 밀접한 소통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고, 실제로 지난 9일 서울시내 식당에서 회동을 가졌을 때도 두 사람 간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공 위원장은 "통합당이 반발하는 이유는 자신들이 영입한 인재 20여 명 가운데 단 한 사람만이 당선권에 포함됐는데 '어떻게 그럴 수 있냐'(는 것)" 아니겠느냐며 "통합당 인재영입 대부분을 비례대표 후보군에 넣으려고 했다면 저를 공관위원장으로 인선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자신의 소신을 강조했다.

공 위원장은 "위원장이 되고부터 지금까지 통합당 영입 인재에 대한 특혜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며 "정상적인 공모를 거쳐, 일반 후보자와 똑같은 절차를 통해 순위를 배정했다"고 했다.

통합당은 전날 인재영입 작업을 주도한 염동열 인재영입위원장 명의로 입장문을 내어 "자가당착 공천", "영입 인사들의 헌신을 헌신짝처럼 내팽개쳤다"고 불편함을 보인 바 있다.

황교안 대표도 이날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미래한국당은 자매정당"이라며 "(공천이) 잘못된 부분들이 있으면 다시 살펴봐야겠다는 뜻으로 (한선교 대표와)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한선교 대표와 생각을 같이하고 있으니까 물론 해결할 것"이라고 장담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통해 현 정권을 심판하는 대의에 함께 가면 좋겠다는 점에서 (한 대표와) 서로 논의가 있었다"고 전했다.

문제는 황 대표와 한 대표 간 공감대를 이룬 게 사실이라 해도, 미래한국당 당헌상 '공병호 공관위'를 제어할 방법이 딱히 없다는 것이다. 미래한국당이 기준으로 삼고 있는 통합당 당규에 의하더라도, 공관위의 결정에 대해 최고위가 재의를 요구해도 공관위가 이를 번복하지 않으면 공관위의 뜻이 관철된다.

현 미래한국당 당헌(58조)에는 "최고위는 공관위가 추천하는 후보자를 의결로써 확정한다"고 돼 있고, 단서 조항도 "다만 불법 선거운동이나 금품수수 등 명백한 하자가 있는 경우 최고위 의결로 후보자 추천을 취소할 수 있다"고만 돼 있다.

황 대표는 이와 관련, 이날 종로 중국문화원 앞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가급적이면 계획하고 구상한 대로 정상적인 자매정당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면서도 '통합당 자체 비례대표 공천도 가능하느냐'는 질문에 "가능하다. 불가능하지 않다"고 답하며 미래한국당 측을 압박하기도 했다.

황 대표는 이날 통합당 긴급최고위 소집설이 돈 데 대해 "저희가 최고위를 소집할 상황은 아니다"라며 "아마 미래한국당에서 필요한 조치들을 할 상황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필요한 조치를 하라'고 재차 미래한국당을 압박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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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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