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선교에 뒤통수 맞은 황교안...위성정당 꼼수 부메랑

당선권 밖으로 밀려난 통합당 영입인사, 한국당 독자세력화 모색?

미래한국당이 비례대표 후보자 40명에 대한 추천 명단을 독자적으로 발표하면서 '위성정당의 반란' 논란이 들끓고 있다.

미래한국당이 발표한 비례대표 후보자 명단에 미래통합당이 영입한 총선 인재들이 당선안정권 밖으로 밀려나 배치됐기 때문이다.

미래한국당은 16일 조수진 전 동아일보 기자를 1번으로 전진 배치한 비례대표 40인 명단을 공개했다. 박지만 EG회장과 육사 37기 동기인 신원식 전 수도방위사령관이 2번, 미래한국당의 자체 영입인사인 피아니스트 김예지 씨가 3번을 배정받았다.

그러나 미래통합당이 영입한 인재들은 줄줄이 당선안정권인 20번 밖으로 밀려났다. 당초 1번에 오를 것으로 예상됐던 윤봉길 의사의 장손녀 윤주경 전 독립기념관장은 21번을 받았다.

이종성 전 한국지체장애인협회 사무총장은 22번, 전주혜 전 서울중앙지방법원 부장판사는 23번, 윤창현 전 한국금융연구원장은 26번, 박대성 페이스북 한국·일본 대외정책 부사장은 32번을 받았다. 탈북자 출신 북한인권운동가인 지성호 씨는 순위 계승 예비명단으로 멀찍이 밀려났다.

이같은 명단이 발표되자 미래통합당은 발칵 뒤집혔다. 명단 공개 직전까지 내용을 전달받지 못했던 황교안 대표는 공개된 명단을 받아보고 격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당 염동열 인재영입위원장은 입장문을 통해 "통합당의 영입 인사를 전면 무시한 미래한국당의 비례대표 공천 심사 결과를 보며 우려의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며 "미래한국당이 자가당착 공천으로 영입인사들의 헌신을 정말 헌신짝처럼 내팽개쳤다"고 격한 반응을 보였다.

결국 미래한국당으로 당적을 옮긴 통합당 출신 최고위원들도 한선교 대표의 독단에 반발해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하면서 공천안 의결은 불발됐다.

통합당 내에선 한선교 대표가 총선 뒤에도 독자정당으로 남기 위한 사심을 품은 게 아니냐는 의심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법적으로 독립된 정당인 미래한국당이 공천 명단을 그대로 확정하더라도 통합당이 이를 제어할 수 있는 수단이 없다는 점이 고민이다.

공개된 비례대표 순번을 재조정하더라도 공천 심사와 선거인단 투표를 다시 거쳐야하는 절차상의 어려움도 있다.

한 대표는 17일 최고위원회를 소집해 확정된 후보 명단과 순번을 추인할 예정이다. 최고위가 통합당 측의 반발을 고려해 공천관리위원회에 재의를 요구하더라도 공관위가 이를 확정하면 번복할 방법이 없다. 미래한국당 공관위는 구성 당시부터 황 대표의 입김이 작용할만한 인사는 선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심재철 통합당 원내대표는 미래한국당의 비례대표 명단에 대해 "이것 저것 논의할 건데 좀 더 두고보자. 방향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고심을 내비쳤다.

그는 통합당 영입인사가 당선권 밖으로 배치된 데 대해 "영입된 부분하고 차이가 있어서 그 부분을 포함해 논의하겠다"면서 "우리 의견을 개진하는 것은 충분히 할 수 있지 않나"라고 했다. 그러나 "개입한다고 해서 우리가 표결권을 가지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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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구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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