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유승민 의원의 '신설합당 추진' 입장 발표 후 열린 첫 회의 석상에서 새보수당은 '개혁 보수'의 원칙을, 강성보수 진영을 대변하는 이언주 의원은 '광화문 세력' 동참을 주장하는 등 엇갈린 발언을 쏟아내, 통합의 내용적 측면에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형준 통준위 공동위원장은 이날 오후 회의를 마친 후 한 언론 브리핑에서 "당명에 관한 잠정적 합의안을 만들었다"며 "결정된 (당명) 안은 '대통합신당'"이라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다만 "이 안은 각 당, 특히 한국당 내부 논의 절차를 거칠 필요가 있다"며 "다른 의견이 제시되면 한 번 더 논의할 여지가 있다. 또한 총선 후 당헌당규를 손보고 전당대회를 치르기로 했는데 그때 당명 문제가 (재)논의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위원장은 또 당헌·정강정책에 대해 앞서 혁신통합추진위원회가 만든 '6대 원칙'을 중심으로 제 세력 간 합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그는 신당의 지도체제, 공천관리위 구성 문제는 이튿날인 11일부터 14일까지 집중 논의를 거칠 예정이라며 "잠정적으로 (신당이) 16일에 출범하는 것이 목표"라고 예고했다. 박 위원장은 신당 출범 일정이 너무 촉급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예상한 듯 "공천 일정이 매우 급하고, 다음 주로 출범을 넘기면 여러 정치 일정상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 다수였다"고 부연했다.
지난 9일 새보수당 유승민 의원이 총선 불출마와 함께 한국당과의 신설합당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그간 정체돼 온 보수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타는 양상이다. 한국당은 오는 13일 전국위원회를 열어 새보수당 등과의 합당을 결의하고, 이를 위해 필요한 수임기구 구성 등의 권한을 최고위에 위임하는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하지만 당명·당헌당규·정강정책과는 달리 지도체제 및 통합 공천관리위 구성 등 민감한 논의를 금주 내 마무리짓는 난제가 남아 있고, 또한 외적인 부분 외에 통합의 내용적 측면에 대해서는 아직 이견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이기도 하다.
새보수당을 대표해 참여한 정병국 공동위원장은 이날 통준위 회의 모두발언에서 "대통합이 8부 능선을 넘은 것 같지만, 이 시점에서 다시 한 번 확인하고 가야 할 것이 있다"며 "국민이 원하는 통합신당은 개혁보수다. 이기는 통합은 규모의 통합이 아닌 가치의 통합"이라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새보수당의 (보수재건) 3대 원칙, 한국당과 범보수세력이 동의한 6대 기조를 점검해야 한다"며 "'혁신 통합인가', '자유·공정을 담았는가', '탄핵의 강을 건넜는가', '새로운 정당인가'" 등의 질문을 제시하고는 "시간이 없어 빠르게 추진해야 하지만 '바르게' 추진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속도보다 방향"이라고 했다.
반면 '전진 4.0' 대표인 이언주 의원은 "가장 중요한 것은 '광화문 정신'"이라며 "지금 같이하지 못하고 있는 자유통일당(김문수 전 경기지사 등이 주축이 된 강성보수 성향 신당) 등 우리의 동지들이 조속히 합류하는 것"을 과제로 언급해 새보수당의 입장과는 차이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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