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대표는 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총선은 무너지는 대한민국을 살릴 수 있는 결정적 기회이고, 문재인 정권의 폭정을 끝장내는 정권 심판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종로 지역구 출마를 선언한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그간 출마 지역 결정이 늦어진 데 대해 "지금 천길 낭떠러지에 선 심정"이라며 "나 하나 죽어 당과 나라를 살릴 수 있다면 백 번이라도 결단을 이미 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그러나 "의견이 분분했고, 모두가 일리가 있었다. 결단은 오로지 저의 몫이었다"면서 "결정 과정은 신중했지만, 한 번 결정된 이상 황소처럼 끝까지 나아가겠다. 반드시 이겨내겠다"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또 "자랑스런 종로를 반드시 무능·부패 정권 심판 1번지로 만들겠다"며 "문재인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는 민심을 종로에서 시작해 서울, 수도권, 전국으로 확산시켜 나가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그는 "종로에서 저를 진정한 정치인으로 일으켜 세워 달라"며 "종로에서 시작된 국민의 염원이 한강을 지나고, 백두대간을 넘고, 금강·낙동강에 이를 것"이라고 했다.
황 대표는 자신의 종로 출마를 만류하는 당내 의견이 있었던 것에 대해 "종로 출마가 이 정권이 만든 '나쁜 프레임'에 말려드는 것이라고 걱정하는 분들이 많았다. 잘 안다"면서도 "그러나 종로 선거는 개인 후보 간 대결이 아니라, 나라를 망친 문재인 정권과 이 정권을 심판할 미래 세력 간의 결전이기 때문에 당당히 맞서 싸우겠다. 그들이 쳐놓은 함정이건, 무슨 어려움이건 모든 것을 뛰어넘어 반드시 총선 승리을 이뤄내겠다"고 했다.
앞서 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전날 오후 열기로 했던 공관위 전체회의를 10일로 순연하면서 황 대표에게 '종로 출마 혹은 불출마 가운데 택일하라'는 통보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 대표가 '당선될 만한 험지'로 서울 용산, 영등포, 양천 등지를 검토했다는 말이 나온 데 대해 비판적 입장을 보이며 결단을 촉구한 것으로 해석됐다.
황 대표는 선관위의 통보가 출마선언의 직접적 배경이냐는 질문을 받고는 "어떤 특정 기관이나 특정 분들의 말씀만 들은 게 아니다"라며 "말씀드릴 때가 됐다고 생각해 오늘 말씀드리게 된 것"이라고 했지만 딱히 부인하지도않았다.
황 대표는 또 홍준표 전 대표 등 전직 당 대표급 인사들의 동반 험지 출마를 촉구하며 "나라가 어렵고 당이 어려울 때일수록 대표급·지도자급이 앞장서야 한다. 내가 먼저 죽어야 우리가 살 수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종로 현역의원은 정세균 국무총리이고, 최근 여론조사 결과 등을 보면 한국당 입장에서는 충분히 '험지'로 불릴 만한 곳이다.
황 대표는 '여론조사 등을 보면 불리한데 묘수가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제가 이번 종로 선거에서 이기려 하는 상대방은 문재인 정권이다. 어떤 1대1의 경쟁이 아니고 문재인 정권과 저 황교안과의 싸움"이라며 "어느 지역구에서 승패가 어떻다고 하는 것은 합당치 않을 수 있다"고 했다. 설사 본인의 종로 선거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전국적 총선 결과가 좋다면 큰 문제가 없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는 민주당 종로 주자인 이낙연 전 총리와 전직 총리 간, 여야 대선주자 간 맞대결이 성사된 상황에 대한 언급이기도 했다. 이 전 총리는 황 대표의 출마선언에 대해 "종로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선의의 경쟁을 기대한다"는 짤막한 입장을 냈다.
황 대표는 한편 이미 보수진영에서 새누리당(한국당 전신) 대표를 지낸 이정현 무소속 의원이 종로 출마를 선언한 데 대해서는 "우리의 목표는 문재인 정권의 좌파폭정을 막아내는 것"이라며 "뜻을 같이하면 길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손을 내미는 제스처를 취했다.
다만 유승민 의원 등 새로운보수당과의 보수 통합 논의에 대해서는 원론적 답변만 나왔다. 황 대표는 "새보수당을 포함해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헌법가치를 존중하는 모든 정치세력이 지금 혁신통합추진위원회에 모였고 통합신당준비위원회가 시작됐다"며 "거기에 우리가 함께 모이면 길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새보수당에 여러 의견이 있을 수 있지만 뜻은 같으리라 생각한다. 함께하기 위한 노력을 해나가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유 의원이 자신에게 회동을 제안했다는 기독교방송(CBS) 보도가 회견 중 나온 데 대해 그는 시인도 부인도 않으며 "대통합 추진 과정에서 어떤 분은 공개적으로 논의하자는 분도 있고, 공개하지 말고 우선 논의를 시작해 보자고 하는 분도 있다. 그 분들 뜻에 맞춰 통합을 추진해 오고 있다"며 "거기까지만 말씀드린다"고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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