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따르면, 이 기관은 지난 20~21일 전국 유권자 1002명을 대상으로 가상 정당지지도 조사를 실시했다. 먼저 응답자들에게 '다음 중 어느 정당을 지지하거나 약간이라도 더 호감을 가지고 있느냐'고 물은 뒤 현재 존재하는 정당 이름 9개를 무작위로 불러줘 응답을 들었고, 이후 '그렇다면 한국당과 새보수당이 합친 가칭 통합보수신당이 창당된다면 다음 중 어느 정당 또는 단체를 지지하거나 약간이라도 더 호감을 가지시겠느냐'고 물었다.
현 정당 지지도 조사 결과는 민주당 40.1%, 한국당 32.1%, 바른미래당 4.4%, 정의당 4.2%, 새로운보수당 3.8%, 대안신당 1.4%, 우리공화당 1.1%, 민주평화당 1.0%, 민중당 0.6% 등이었다.
보수통합 성사시의 가상 정당 지지도 조사 결과는 민주당 36.6%, 통합보수신당 25.1%, 바른미래당 7.1%, 정의당 6.6%, 대안신당 2.7%, 우리공화당 2.6%, 평화당 2.4%, 민중당 1.5%로 나왔다.
보수통합 성사시의 가정 질문에 대한 응답 결과를 분석해 보면, △민주당과 보수 야당 모두 지지율이 떨어졌고 △통합보수신당 지지도(25.1%)는 한국당과 새보수당의 정당지지율 합계(35.9%) 보다 10%포인트 이상 낮았으며 △심지어 한국당 지지율(32.1%)보다도 7%포인트 낮았다. △민주당-한국당 지지율 격차는 8.0%포인트였는데, 민주당-통합보수신당 지지율 격차는 11.5%포인트로 더 벌어졌다.
특히 기존 한국당·새보수당 지지자 중 통합보수신당을 지지하겠다고 밝히지 않은 응답층의 비율, 즉 이탈률이 각 당에서 1/3 이상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당 지지자들 가운데 통합보수신당 지지 의향층은 60.7%였고, 6.6%는 바른미래당으로, 5.5%는 우리공화당으로 갔다. 새보수당 지지층은 66.8%가 통합보수신당으로 간 반면 바른미래당(15.7%), 정의당(6.0%)으로 간 지지자들도 있었다.
이는 단순히 응답 선택지가 되는 정당이 너무 많거나(현재 9개, 보수통합시 8개) 선택지를 정당 기호순이나 의석순이 아닌 무작위순으로 불러준 데 따른 응답자들의 혼란으로 인한 것일 수 있고, 단순 지지도 조사 질문(설문지상 1번 문항)과 보수통합시의 가상 지지도 조사 문항(3번 문항) 사이에 문재인 대통령 직무수행 평가 질문이 끼어들어간 데 따라 답변자들의 심경에 변화가 생긴 것일 수도 있다.
'한국당', '새보수당'이라는 정당 명칭 인지도에 비해 '통합보수신당'이라는 이름이 낯설게 느껴졌을 가능성, 오히려 민주당 지지의사도 단순지지율 대비 하락하고 정의당 지지율이 오르는 등의 결과에 비춰보면 응답자들이 설문 문항의 내용이나 취지를 잘 이해하지 못했거나 오독했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러나 이를 감안하더라도 이른바 '설 밥상 민심'에 보수통합을 얹으려 노력해온 보수통합 추진 측에서는 맥이 빠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시너지는 고사하고, 현재 한국당 단순 정당지지율보다 통합보수신당 지지율이 낮다는 결과는 다소 충격적이다. 다만 정치권 일반의 관측과는 달리, 한국당-새보수당 통합에도 우리공화당 지지도가 급격히 오르는 일 역시 일어나지 않았다.
이번 조사는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시행했으며, 유무선 전화 무작위걸기(RDD)를 통한 전화조사원 면접 및 자동응답(ARS) 혼용 방식으로 실시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은 4.8%였다. 상세 설문지 문항 및 통계보정 기법 등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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