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앞, 아들 사진 붙은 상여 두고 우는 아버지

문 기수 아버지 "공기업 마사회 책임 묻고자 참담한 심정 안고 청와대로"

상여 앞뒤로는 말을 쓰다듬으며 활짝 웃고 있는 문 기수의 사진이 붙어있었다. 상여 뒤에는 '죽음의 경주를 멈춰라'라는 문구가 붙은 말 형상이 세워졌다. 그 뒤를 '마사회의 갑질과 부조리가 부른 타살, 문중원을 살려내자'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든 사람들과 상여소리를 방송하는 차량이 따랐다. 고 문중원 기수의 상여가 서울정부청사에서 출발해 청와대로 향했다.


'고문중원기수시민대책위원회'가 문 기수 죽음의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대책을 요구하며 헛상여를 메고 6일 서울정부청사 앞 고문중원열사시민분향소에서 청와대로 행진했다. 문 기수의 아버지 문군옥 씨는 출발 전 "김낙순 한국마사회 화장을 만나러갔으나 문전박대 당했다"며 "마사회는 공기업이기 때문에 대통령께 책임을 묻기 위해 참담한 심정을 갖고 청와대로 출발한다"고 이유를 밝혔다.

상여가 청와대 사랑채 인근에 도착한 뒤, 문군옥 씨는 아들 사진이 붙어있는 상여 앞에 주저앉아 눈물을 훔치며 한참 동안 상여에 달린 하얀 종이꽃을 어루만졌다.

작년 11월 29일 문 기수가 조교사의 부정 경마 지시와 마사회의 불공정한 마방 배정을 고발하는 유서를 남기고 세상을 등졌다. 유족은 진상조사를 요구하며 12월 21일과 지난 4일 두 차례에 걸쳐 김낙순 한국마사회 회장과의 면담을 요청하며 마사회 본관을 찾았으나 두 번 모두 유족을 본관 건물에도 들이지 않았다.

상여가 나갔지만 이날 문 기수의 시신은 서울 정부청사 앞에 대진 운구차에 실려있었다. 시민대책위는 "차마 문 기수의 시신을 또 옮길 수 없어 헛상여를 메고 행진한다"고 밝혔다

청와대 앞에서 열린 약식집회에서 공공운수노조의 최준식 위원장은 "14년 간 7명이 자살한 한국마사회의 잘못된 시스템을 바꾸지 않으면 또다른 문중원이 우리 앞에 나타날 수밖에 없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마사회에서 벌어지는 각종 갑질과 부조리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로의 문 기수 상여 행진은 7일에도 진행될 예정이다.

▲ 문 기수의 헛상여를 메고 청와대로 행진하는 사람들. ⓒ프레시안(최용락)

▲ 문 기수의 상여 앞에 주저 앉아 눈물을 훔치고 있는 아버지 문군옥 씨. ⓒ프레시안(최용락)

▲ 상여 뒤를 따르던 사람들이 들고 있던 플래카드와 피켓. ⓒ프레시안(최용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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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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