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요양병원서 화재...'방화문'으로 대형 인명피해 막아

화재 50분 만에 진화해 일부 환자들만 연기 흡입, 합동 감식 진행 예정

160여 명의 환자가 있는 부산의 한 요양병원에서 화재가 발생했으나 신속한 조치로 대형 인명피해를 피할 수 있었다.

29일 부산지방경찰청과 부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42분쯤 연제구의 한 요양병원 확장공사장에서 불이 났다.

▲ 요양병원 화재를 진압 중인 소방대원. ⓒ부산지방경찰청

불은 12층 규모의 해당 병원 1~3층에서 확장 공사를 진행하던 중 3층 외벽에서 발생했다.

당시 환자들은 4층부터 9층까지 각 층에 27~30여 명씩 총 168명이 입원해 있는 상태였다.

신고를 접수한 소방당국은 곧바로 의료진에게 '신속한 방화문 폐쇄'를 지시했고 관할 소방서 인력 전체가 출동하는 '대응 1단계'를 발령해 장비 46대와 소방관 152명을 현장에 투입시켰다.

이는 지난 24일 2명이 숨지고 8명의 중상자가 나온 김포 요양병원 화재의 피해 원인이 방화문이 닫혀 있지 않았기 때문에 이뤄진 조치였다.

출동한 소방대원들은 외벽 화재를 진압하면서 거동이 불편한 환자와 고령자들을 우선 10층으로 대피시켰다.

불도 50여 분 만에 진화되면서 큰불로 번지진 않았으며 일부 환자들이 연기를 마신 것 외에는 모두 무사했다.

부산소방재난본부 변수남 본부장은 "요양병원의 특성상 거동불편 환자와 고령자가 많아 화재 발생 시 인명피해 우려가 매우 높다"며 "시민들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요양시설 재난 대응 문제점을 사전에 점검하고 화재 등 재난 발생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합동 감식 등을 통해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다.

박호경 기자(=부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