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대표는 10일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문재인 대통령은 조국 임명 폭거를 통해서 국민과 맞서겠다고 선언했다"며 "문 대통령의 독선과 이 정권의 폭주를 막아내려면 결국 자유민주주의 가치 아래에 모든 세력이 함께 일어서야 한다. 이에 '조국 파면과 자유 민주 회복을 위한 국민연대'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뜻을 같이하는 야권과 재야 시민사회단체, 자유 시민들의 힘을 합쳐 무너져 가는 대한민국을 살려내야 한다"며 "조국 파면과 자유 민주 회복을 위한 국민연대가 이 나라의 폭정을 막는 마지막 힘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제안의 배경 등에 대해 상세한 설명은 하지 않고 자리를 떴다. 전희경 한국당 대변인은 야권 내 다른 정파에 대한 사전 교감 등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어제 조국 임명이 강행됐기 때문에 지금부터 시작"이라며 "발빠르게 움직일 생각"이라고 했다.
바른미래당에서는 유승민 전 대표가 간만에 공개 석상에 등장해 '저항권'을 언급하며 조 장관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유 전 대표는 이날 당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문 대통령이 조 장관을 임명한 것은 국민에게 전쟁을 선포한 것"이라며 "지금부터 국민의 저항권으로 이 정권을 끝장내야 한다"고 매우 높은 수위의 발언을 했다.
유 전 대표는 "헌법에 따라, 저런 식으로 나라를 어지럽히고 불법과 반칙을 권력이 일삼을 때 우리 국민은 저항권을 갖고 있다"며 "문 대통령과 이 정권 사람들은 그 입에 정의와 공정, 평등을 올릴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유 전 대표는 특히 "정부가 지독한 오기로 국민과의 전쟁을 선포하는 모습을 보면서, 야당이 깨어있는 시민들과 함께 나서야 한다"며 "보수 정치가 정신을 차려야 한다. 온 국민이 원했던 정의, 공정, 평등이라는 헌법 가치를 등한시했던 점을 반성해야 한다. 진지한 자세로 그런 가치를 실현할 때 국민이 보수를 돌아볼 것"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유 전 대표는 회의 후 기자들이 '한국당 측과 교감이 있었던 것이냐'고 묻자 "그쪽과 특별히 교감은 없었다"면서도 "이번에 (조 장관의) 임명을 철회하고 원점으로 돌리는 일에는 저나 시민들, 정당들 누구라도 협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당과의 연대 문제는, 저나 한국당이나 이 문제에 대해 생각이 같다면 합류 안 할 이유가 없다"고 열린 태도를 보이며 다만 "그런데 그런 제의가 아직 온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유 전 대표와 가까운 한 바른미래당 의원은 <프레시안>과 한 통화에서 "사전 교감은 전혀, 0%였다. 그게 팩트"라면서도 "사전에 그런 얘기가 오고감이 없이 이렇게 비슷한 이야기가 나온 것은 (조 장관 임명에 대해) 비슷한 인식을 갖고 있기 때문 아니겠느냐. 때문에 어디에서 접점이 있을지 모른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 의원은 "조 장관 문제는 다양한 입장이 아니라 '임명이 불가피하다'와 '절대 안 된다' 2가지 입장밖에 없지 않느냐"고 반문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에 따라 그간 유 전 대표 측에 '러브콜'을 보내 온 한국당과, 한국당에 비판적 태도를 보여온 유 전 대표 측이 이번 사태를 고리로 연합정치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총선을 앞둔 최대 변수로 꼽히던 '보수 통합'이 급물살을 탈지 주목된다.
한편 바른미래당을 탈당한 후 이른바 '태극기 세력' 등 강경보수·극우 단체와 보조를 맞춰오던 무소속 이언주 의원은 이날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조 장관 임명에 항의하는 의미로 삭발을 감행했다. 우리공화당 등 강경보수를 대변하는 정당도 광화문 광장에 천막 당사를 치는 등 조 장관 임명 반대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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