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안대교 충돌 '러시아 화물선' 선장에 징역 5년 구형

검찰 "사고 경위 등을 보면 죄질 매우 불량하다"...9월 24일 1심 선고

지난 2월 술을 마신 채 러시아 화물선을 운항하다 광안대교를 충돌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선장에게 징역 5년이 구형됐다.

30일 부산지법 형사6부(최진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러시아 화물선 씨그랜드(5998t)호 선장 S모(43) 씨의 결심공판에서 검찰이 징역 5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 광안대교 충돌 직전의 씨그랜드호 모습. ⓒ프레시안(박호경)

S 씨는 지난 2월 28일 오후 3시 37분쯤 부산 용호부두에서 술에 취한 상태로 비정상적인 운항지시를 내려 부두에 계류 중인 요트를 충돌하고 피해자 구호 등의 조치 없이 무리하게 도주하는 과정에서 광안대교를 충돌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조사에서 S 씨는 사고 다음 날 오후 6시 5분쯤 실시한 음주측정 결과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086%(해사안전법 처벌 수치는 0.03% 이상) 상태였다.

또한 VDR(항해기록장치) 분석 결과에서도 조타실에 모인 선원들이 "이게 술의 결과다", "들어갈 때뿐만 아니라 절대로 안 돼. 아예 배에서는 안 되지"라는 등 S 씨가 술을 마셔서 사고가 났다고 대화를 나눈 사실이 확인됐다.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사고 경위와 이후 조치 등을 보면 그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며 "그럼에도 사고 원인을 외부요인 탓으로 돌리고 반성하지 않고 있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S 씨의 변호인은 "사고 발생과 피해를 모두 인정하고 있지만 운항 전 술을 마신 것이 아니라 사고 발생 직후 스트레스로 술을 마셨다"며 "도주가 아니라 안전한 장소로 배를 이동하려고 한 것이다"고 도주 혐의는 부인했다.

S 씨는 최후변론에서 "사고로 인해 시민들에게 피해를 입힌 점에 대해 정말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S 씨의 1심 선고 공판은 오는 9월 24일 오전 10시에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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