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8일 청와대 기자들과 만나 "일본 고위 인사가 의혹 제기를 했는데, 구체적으로 (의혹이)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고 했다. 또 "(우리 정부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를 국제사회 공조 하에 명확하게,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7일 BS후지TV에 출연해 한국에 대한 반도체 핵심 소재 수출 규제가 마치 북한에 대한 제재와 관련성이 있다는 듯한 발언을 했다. 그는 "한국은 '제재를 제대로 지키고 있다. 제대로 무역관리를 한다'고 말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징용공 문제에 대해 국제적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것이 명확하게 됐다. 무역관리도 지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아베 총리는 "(한국 측에) 부적절한 사안이 있었다"며 이 같이 말했으나, 부적절한 사안이 무엇인지는 분명히 밝히지 않은 채 마치 이번 수출 규제 대상 품목이 북한으로 유입됐을 것이라는 뉘앙스만 풍긴 것이다.
나시무라 야스토시 관방부 부장관도 8일 브리핑에서 "이번 결정의 배경에 부적절한 사안이 있었다는 것은 사실"이라며 아베 총리의 발언을 두둔하면서도 정확한 내용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앞서 하기우다 고이치 자민당 간사장 대행은 지난 5일 같은 방송에 출연해 "(화학물질의) 행선지를 알 수 없는 상황이 발생했다. 군사 전용이 가능한 물품이 북한으로 흘러갈 우려가 있다"며 '북한 관련설'을 제기했다.
이처럼 북한 관련 음모론적 발언이 일본 정부 고위 관계자들로부터 나오자 청와대 관계자는 "명확하게 어떤 부분에 의혹이 있는 것인지 그쪽에서 밝히지 않고 저희가 찾아 나선다는 것은 순서가 맞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문 대통령이 이날 언급한 일본의 '정치적 목적'에 대해선 "(참의원) 선거로 국한하기보단 강제징용 문제 등에 대해 말씀하신 것"이라며 발언의 배경을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며 "상호 호혜적인 민간 기업 간 거래를 정치적 목적으로 제한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한국 뿐 아니라 전 세계가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국민적 관심이 워낙 높고 불안해하는 사람도 분명 있을 수 있다"며 "국민을 향한 메시지이기도 하고, 일본과의 맞대응으로 악순환이 벌어지는 것을 막기 위한 촉구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문 대통령이 직접 일본의 경제 제재 철회를 촉구한 데 대해 "외교적으로 돌이킬 수 없는 관계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한 당부로 이해해달라"라며 "양국간 우호관계가 더 훼손되지 않기를 바라는 강력한 촉구의 의미"라고 말했다.
민관이 함께하는 '비상대응체제'를 언급한 데 대해선 "'민'만으로도, '관' 만으로도 해결하기 어려운 부분이 분명히 존재한다"며 "그렇기에 정부도 민간 기업의 목소리를 듣고자 분주히 움직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제 징용 판결과 관련한 대안을 일본에 새로 제시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강제 징용 관련 입장은 기존과 동일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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