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해 물적분할(법인분할)을 추진하자 이를 반대하는 노조가 이틀째 주주총회장을 점거하면서 노사간 전운이 감돌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28일 오전 8시부터 사측의 물적분할에 반대하면서 전면파업에 돌입했으며 지난 27일 오후부터는 물적분할을 승인할 주주총회가 열리는 울산시 동구 한마음회관을 점거하면서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한마음회관에는 건물 주변 곳곳에 노조의 천막이 설치되고 외벽에는 '노동자 다 죽이는 법인분할 중단하라'는 붉은색 글씨로 적힌 대형 현수막도 걸렸다.
옥상과 건물 진입 도로 등지에는 '결사 항전, '총파업', '단결 투쟁' 등이 적힌 깃발 수십 개가 달렸으며 조합원 수백여 명은 건물 내부에서 출입문을 봉쇄하고 외부에도 수십 명의 조합원이 둘러서 접근을 막고 있다.
노조의 점거로 한마음회관 안에 입주한 식당, 커피숍 등 업주와 외국인학교 학생들도 들어가지 못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사측은 한마음회관에 대한 시설물 보호와 조합원 퇴거를 경찰에 요청했으나 노조는 주주총회가 열리는 오는 31일까지 파업과 함께 점거를 이어갈 것이라고 예고했다.
앞서 지난 27일 조합원 500명가량이 현대중공업 본사 본관 진입을 시도하면서 돌과 계란을 던지고 현관 유리문이 깨지는 등 직원 15명이 다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에 사측은 노조 간부 42명을 업무방해와 상해 혐의 등으로 경찰에 고소하고 지난 16일부터 벌여온 파업 과정에서 공장 전원을 차단하거나 가스 밸브를 잠그는 등 생산 차질을 주도한 노조 간부 7명과 법정 안전 교육을 무산시킨 조합원 3명도 함께 경찰에 고소하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섰다.
경찰은 고소 내용을 확인하고 관련자를 조사하는 한편 노조의 점거농성으로 인해 주주총회로 노사가 충돌할 것을 우려해 대규모 경찰 병력을 배치했다.
한편 노조는 물적분할이 되면 자산은 중간지주회사에 부채는 자회사인 신설 현대중공업에 몰려 구조조정과 근로관계 악화, 노조 활동 위축 등이 우려된다고 주장했고, 사측은 고용 안정과 단체협약 승계 등을 약속하며 대화를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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