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자 사무실에 체포영장 흘리고 철수한 경찰

체포·압수수색 과정서 서류 놔두고 뒤늦게 범죄 조직원에게 택배로 받아

불법 대부업자들을 단속하던 경찰이 체포영장 등 피해자 정보가 담긴 중요한 서류를 현장에 남겨두고 온 사실이 드러났다.

8일 부산 남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3월 27일 수사관 20여 명이 불법 대부업 사무실이 있는 경기도의 한 아파트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 부산 남부경찰서 전경. ⓒ프레시안

경찰은 체포영장을 들고 현장에서 7명을 검거하고 압수수색을 통해 불법 대부업 범죄를 입증할 증거도 확보했다.

그러나 부산으로 돌아온 경찰은 이 사무실에 체포·압수수색 영장을 놔두고 철수한 사실을 알아챘다.

통상적으로 영장은 행위 집행전에 피의자 등에게 보여주도록 되어 있지만 신고자의 내용이 일부 담겨 있기에 필수적으로 회수해야 하는 문건이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경찰은 현장에서 체포하지 않은 대부업체 직원에게 영장이 있다라는 얘기를 듣고 택배로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해당 직원은 영장을 경찰에게 곧바로 돌려보내긴 했으나 미리 사진을 찍고 다른 조직원들과 이를 공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영장안에는 제보자나 신고자를 특정할 수 있는 문구가 없다면서도 내용을 보면 다른 조직원들이 누구인지를 알 수 있다는 사실을 시인했다.

결국 제보자의 신상 등이 노출될 우려가 있자 경찰은 관할서와 협조해 제보자에 대한 신변 보호 조치를 진행했다.

경찰 관계자는 "영장을 제시한 후에는 회수해야 하는데 부주의로 놔두고 왔다. 제보자 내용은 익명으로 표시돼 있지만 문맥을 해석하면 제보자 신원이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에 적극적인 신보 보호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영장이 없어진 것을 알고 담당경찰이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촉박하다 보니 수사에 협조를 잘한 직원에게 택배로 보내달라고 한 것은 수사 과정에서 실수는 맞다"며 수사 완료 후 영장을 분실한 직원을 대상으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적이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이 체포한 불법 대부업체는 800여 명을 대상으로 10억원 상당의 대출을 진행해 범행 규모가 크고 도주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7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은 이를 모두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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