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여성 살해 후 시신 은닉한 부부, 5년 만에 검거

전 남편과의 불륜이 발단돼 범행...대형 물통에 사체 유기했다가 들통

지인을 살해한 뒤 시신을 집안에 유기해온 20대 부부가 5년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남부경찰서는 살해, 사체은닉 혐의로 A(28·여) 씨와 B(28) 씨, C(26) 씨 등 3명을 구속했다고 13일 밝혔다.

A 씨 등은 지난 2014년 12월 부산 남구의 D(당시 21·여) 씨가 거주하는 원룸에서 피해자를 폭행해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 사체를 옮겼던 가방. ⓒ부산경찰청

경찰에 따르면 A 씨와 D 씨는 2014년 6월쯤 경북 소재의 한 휴대폰 제조공장에서 같이 근무하면서 알게 된 사이로 A 씨가 D 씨에게 부산에 가서 자신의 어머니에게 기술을 배우자고 제의했다.

평소 가족들과 사이가 좋지 않았고 의지할 곳이 필요했던 D 씨는 선뜻 제의를 받아들였고 A 씨와 함께 부산으로 내려왔다.

이후 A 씨의 집에서 지냈던 D 씨가 남편 B 씨와의 불륜 장면을 목격하고 이에 격분한 A 씨는 D 씨를 살해하려고 마음먹는다.

A 씨 부부는 D 씨가 거주하는 원룸으로 찾아가 피해자를 폭행한 뒤 살해했고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A 씨의 동생인 C 씨를 불러 여행용 가방에 사체를 실었다.

당시 이들은 D 씨의 사체를 자신들의 주거지로 옮긴 뒤 물통에 넣고 흙을 덮어 사체를 유기했다.

그러던 중 B 씨와 이혼한 A 씨가 지인과의 술자리에서 피해자를 살해하고 사체를 물통에 넣어 보관하고 있다고 털어놨고 이를 들은 지인이 112에 신고하게 됐다.

▲ 사체를 유기했던 대형 물통. ⓒ부산경찰청

경찰 조사결과 피해자 가족은 D 씨가 부산에 아는 언니와 함께 지낸다는 마지막 연락을 받은 뒤 돌아오지 않자 2015년 12월쯤 가출 신고를 했고 그 이후에도 피해자의 소재를 알지 못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신고를 받고 피의자들에 대한 실시간 위치추적과 탐문, 잠복 등의 수사를 통해 사건 접수 후 40시간 만에 A 씨 등 전원을 검거했다.

경찰 관계자는 "A 씨 등이 일부 범행을 시인했지만 현재 진술이 서로 엇갈리는 상황이다"며 "DNA 검사결과 피해자와 가족이 일치된다는 국과수 감정 회신이 있었으며 부검 등을 통해 사인 규명 후 송치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홍민지 기자(=부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