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1일 만났다. 두 사람은 웃으며 악수를 나눴지만, 초반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두 사람은 서로 기선을 제압하려는 듯 면전에서 뼈 있는 말을 주고받았다. 조 대표가 먼저 '극우세력과의 절연 필요성'을 언급하며 돌직구를 던졌고, 장 대표는 조국혁신당이 야당으로서 이재명 정부에 필요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맞섰다.
장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본관에 있는 국민의힘 회의실에서 취임 인사차 찾아온 조 대표를 접견했다. 장 대표는 조 대표에게 "당선 축하" 인사를 건네며 자리를 열었다. 장 대표는 "어느 정당이든 최우선적인 임무는 민생"이라며 "우리가 때로 정치적 입장이 다를 수는 있겠지만 민생을 우선시하는 일에는, 그리고 국민의 삶을 살피는 일에는 힘을 모아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조 대표는 "국민의힘 대표실 방문은 처음이다", "환영해 주셔서 감사하다"면서도 "안타깝게도 현재 국민의힘은 전통적인 보수의 가치와 많이 멀어진 것 같다"고 본론을 꺼내 들었다.
조 대표는 "(국민의힘) 당 중진과 지도부는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의 비호자, 황교안과 전광훈으로 대표되는 극우 태극기 부대의 대변자로 비쳐진다. 국익은 생각하지 않고 중국 때리기에 몰두하는 듯이 보인다"며 지난해 국회의 12.3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투표 당시 찬성 투표한 장 대표에게 "당시의 판단을 후회하는 듯 느껴진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계엄 1년을 맞이해서 윤석열 일당과 확실한 절연을 선언해 달라"며 "부정선거론자들, 사이비 종교단체 결탁 세력, 극우 파쇼 세력들과 절연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러한 조 대표의 말에 쓴웃음을 지은 장 대표는 꺼져있던 마이크를 켜고 추가 발언에 나섰다. 장 대표는 "여러 말씀 주신 것에 대해서는 제가 고민해 보겠다"면서도 "(조 대표가) 국민의힘에 준 여러 고견처럼, 지금 야당으로서 같이 국민의힘과 함께 이재명 정부가 무엇을 잘못하고 있고, 어떤 면에서 국민을 외면하고 있는지 함께 목소리 내자"고 요구했다.
이에 조 대표는 "극우세력과의 관계에 있어서는 일체의 타협이 없어야 한다"며 "그걸 전제로 조국혁신당은 야당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장 대표와 조 대표의 모두발언은 약 10분에 걸쳐 이어졌고, 이후 회동은 별도의 비공개 자리 없이 10분 만에 종료됐다. 통상 이 같은 접견 행사는 언론 앞에서 대표자들이 공개 발언을 한 뒤 언론이 퇴장한 상태에서 비공개 대화를 이어가는 것이 선례이지만, 두 사람은 별도의 비공개 자리를 갖지 않았다.
한편 장 대표와 조 대표 모두 의사를 밝힌 '검찰의 대장동 항소 포기 사건'을 주제로 한 두 사람의 토론 실무 논의는 지지부진한 상태다. 두 사람 모두 이날 "조속히 날짜와 형식을 결정해서 토론회에서 볼 수 있길 기대한다"(장동혁), "빨리 장소와 시간을 확정하자"(조국)고 말했지만, 정해진 사항은 없는 상태다. 이와 관련해 조국혁신당 측은 "실무적으로 가장 크게 걸리는 건 저희 당이 '빨리하자'고 요청하는데 (국민의힘이) 안 해주는 것"이 "(토론을) 하지 않으려고 하는 건지, (장 대표 측이) 소극적이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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