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매체 "김정은·시진핑, 비핵화 협상 공동 대응"

시진핑 "북한 주장은 응당한 요구"…시진핑 방북 계획 논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이틀간 만남을 통해 북미 간 비핵화 협상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를 진행했다고 북한 매체가 보도했다.

10일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8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양측 정상이 한반도 문제 및 비핵화와 관련해 깊이 있는 의견을 교환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양 정상이 "공동의 관심사로 되는 국제 및 지역 문제 특히 조선반도(한반도) 정세관리와 비핵화 협상 과정을 공동으로 연구 조종해나가는 문제와 관련하여 심도 있고 솔직한 의사소통을 진행했다"며 "대외관계 분야에서 두 나라 당과 정부가 견지하고 있는 자주적 입장들에 대하여 호상(상호) 이해와 지지, 연대성을 표명했다"고 전해 북한의 비핵화와 미국의 상응 조치에 대한 전략적 논의가 이뤄졌음을 시사했다.

통신은 또 양 정상이 "중요하고도 관건적인 시기에 들어선 조선반도(한반도) 정세를 옳게 관리하여 국제사회와 반도를 둘러싼 각측의 이해(이해)관계에 부합되게 조선반도 핵 문제의 궁극적인 평화적 해결 입장을 계속 견지할 데 대하여 일치하게 동의하였다"고 밝혔다.

이어 통신은 김정은 위원장이 "조선반도의 비핵화 목표를 견지하고 싱가포르 조미 수뇌회담(북미 정상회담)에서 이룩된 공동성명을 성실히 이행하며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을 추구하는 우리의 기본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시진핑 주석은 "조선(북한) 측이 주장하는 원칙적인 문제들은 응당한 요구이며 조선 측의 합리적인 관심 사항이 마땅히 해결되어야 한다는 데 대하여 전적으로 동감하며 유관측들이 이에 대해 중시하고 타당하게 문제를 처리하는 것이 올바른 선택"이라고 답했다.

시 주석은 "중국 측은 지난날과 마찬가지로 앞으로도 조선 동지들의 믿음직한 후방이며 견결한 동지, 벗으로서 쌍방의 근본이익을 수호하고 조선반도의 정세안정을 위해 적극적이며 건설적인 역할을 발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미국의 상응 조치와 관련, 대북 제재 완화 및 평화체제 구축 등 북한의 입장에 시 주석이 동의의 뜻을 표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 김 위원장이 지난 1일 신년사에서 밝힌 "다자 협상"에 대해 중국도 일정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의사를 표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중국으로부터의 지지 및 비핵화 협상에서 중국의 역할을 통해 향후 미국과 협상에서 끌려가지만은 않겠다는 김 위원장의 방중 목적은 일정 부분 성과를 거둔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함께 북중 양측은 올해가 북중 수교 70주년이라는 점을 상기하며 상호 협력 강화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두 나라 관계에서 매우 의의깊은 정주년을 맞이하는 올해에도 조중친선이 더욱 공고한 단계로, 더욱 발전적인 관계로 되게 하는 데서 이번 방문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조중친선은 특수한 정세 하에서 더욱 빛나게 발전하고 있다"며 "조선로동당과 정부는 지난날과 마찬가지로 앞으로도 중국 측과 일치단결해 나갈 것이며 두 당, 두 나라의 긴밀한 협조의 전통을 계승하여 조중 친선관계를 계속 공고 발전시키기 위하여 새로운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시 주석은 "김정은 동지가 2019년 새해에 즈음하여 중국을 방문한 것은 시기적으로 볼 때 매우 특수하고 중대한 의의를 가지며 중조 친선관계를 중시하고 중국당과 인민에 대한 깊은 신뢰를 보여주는 것으로 된다"고 답했다.

이밖에 이날 회담에서는 김 위원장이 시 주석을 평양으로 초청했고, 시 주석이 이와 관련한 계획을 전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 주석의 평양행이 실제 이뤄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통신은 회담에서 김 위원장이 시 주석에게 "편리한 시기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공식 방문하실 것을 초청했다"며 시 주석은 "초청을 쾌히 수락하고 그에 대한 계획을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회담에서 북한 측 인사로는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리수용 노동당 부위원장 겸 국제부장, 리용호 외무상 등이 참석했으며 중국 측에서는 왕후닝(王滬寧) 상무위원과 딩쉐샹(丁薛祥) 중국공산당 중앙판공청 주임, 양제츠(楊潔篪) 외교담당 정치국원, 왕이(王毅) 외교부장, 쑹타오(宋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 등이 자리했다.

북중 정상은 이날 회담에 이어 저녁에는 김정은의 부인인 리설주와 시진핑의 부인 펑리위안이 참석한 만찬을 가졌다. 또 다음날인 9일에는 양측 정상과 영부인이 베이징 판디엔에서 오찬을 함께했다.

7일 열차를 이용해 평양을 출발, 8일 오전 베이징에 도착한 김 위원장은 이틀 간의 방중 일정을 마무리하고 9일 오후 베이징을 출발해 10일 평양에 도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지난 8일, 정상회담이 시작하기 전에 김 위원장의 방중을 보도하면서 전례 없는 '예고 보도'를 했던 북한 매체들은 이후 회담과 관련한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그러다 김 위원장이 평양에 도착한 10일 이후 관련 보도를 쏟아 냈다.

이에 북중 양측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불필요하게 미국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보도 시점과 내용을 조절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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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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