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시진핑 밀월…트럼프, 침묵 속 '촉각'

성대한 환영만찬에도 北·中·美 일제히 '신중 모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방중 이튿날인 9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다시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북미 정상회담이 예고된 시점에 이뤄진 김 위원장의 방중 배경과 의도가 주목되는 가운데, 북중 밀월을 과시한 김 위원장의 행보가 북미 협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7일 저녁 단둥을 통과해 8일 베이징에 도착한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시 주석과 4차 북미 정상회담과 부부 동반 환영 만찬을 연이어 가졌다. 정상회담은 인민대회당에서 1시간가량 진행됐으며, 이어진 환영 만찬은 4시간가량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NHK 방송은 김 위원장이 총 6시간 동안 인민대회당에 머물며 정상회담과 성대한 생일 만찬을 가졌다고 9일 보도했다.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과 시 주석은 2차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한 양국의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중 수교 70주년이 되는 해인만큼 지난해 3차례 만나 우호를 다진 북중 관계를 지속적으로 공고히 하는 방안도 논의한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중국과 북한은 김 위원장의 방중 사실만 간략히 보도할 뿐, 자세한 회동 내용을 아직 공개하지 않은 상태다. 김 위원장의 방중 일정이 10일까지여서 회담 내용 공개를 서두르지 않고 있다는 관측이다.

중국과 북한의 침묵이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에 촉각을 세우고 있는 미국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의도라는 분석도 있다. 지난해 5월 김 위원장의 2차 방중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북중 밀월에 불쾌감을 표하며 북미 정상회담을 취소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의 방중 일정도 정확하게 확인되지 않았지만, 소식통들은 9일 조어대에서 부부 동반 오찬을 갖는 형식으로 시 주석과 다시 만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고 있다. 또한 중국 산업단지 등을 방문해 중국 경제 발전 현장을 둘러보고 북한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관심은 2차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김 위원장과 시 주석이 어떤 의견을 교환했는지에 쏠린다. 무엇보다 북한이 원하는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완화와 관련해 중국이 지렛대 역할을 하는 방안이 논의됐을 가능성이 있다. NHK는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대북 제재를 계속하는 미국에 대한 대응책에 관한 의견을 교환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다자협상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힌 만큼, 정전협정 당사자인 중국의 참여 하에 종전선언을 추진하거나 평화협정으로 전환하기 위한 의견을 나누었을 수도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미국 정부 역시 김 위원장의 방중에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협상력을 시 주석과 만나 협상력을 높이려는 김 위원장의 의도에 말려들지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미국 전문가들은 이번 김 위원장의 방중이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예고편으로 해석하면서도, 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언급한 '새로운 길'이 중국과 더욱 밀착하겠다는 위협이라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조셉 윤 전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2차 북미 정상회담이 2월 말이나 3월 초에 열릴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현재까지 북미 간 실무협상이 전혀 없다는 점을 우려 요인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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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구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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