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진호'는 아직 힘이 있다...공익신고자, 대기발령 통보

30일 인사명령서 통해 자택에서 대기하라 명령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의 엽기폭행과 불법도청, 비자금 조성 등을 폭로한 공익신고자 A씨가 30일자로 직위해제와 대기발령 조치를 받았다. 양진호 회장이 구속됐으나 여전히 회사는 양 회장 영향력 하에 있는 셈이다.

양 회장 소유 회사들의 지주사인 (주)한국인터넷기술원은 30일 공익신고자 A씨에게 문자로 보낸 인사명령서에서 "귀하는 2018년 11월 30일 10시자로 법무팀 이사에서 직위해제합니다"라며 향후 자택에서 대기할 것을 명령했다.

공익신고자 A씨는 한국인터넷기술원 법무이사로 재직 중이었다. 이번 직위해제 및 대기발령으로 A씨는 사택은 물론, 회사차량도 반납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번 인사명령서에는 인사조치 이유를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공익신고자 A씨는 "아무런 설명도 없이 문자로 '인사명령서‘를 받았다"며 "왜 직위해제가 됐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여전히 영향력을 발휘하는 양진호 회장

공익신고자 A씨는 양 회장의 갑질 폭로가 있기 전인 10월 초부터 무기한 휴가 및 자택근무를 명령받은 상태로 자택에서 업무를 해왔다. SBS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 이후, 증거를 은폐하려는 회사 내 양 회장 및 그의 비호세력과 각을 세우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A씨는 회사로부터 웹하드에 리벤지포르노를 올린 '업로더'를 회유하라는 지시를 받았으나, 반대로 자수를 권유하는가 하면, 웹하드 대표이사들에게 경찰 조사에서 사실대로 말해야 한다고 설득하기도 했다. 양 회장과 비호세력은 이런 과정에서 A씨를 의사결정 구조에서 배제하고자 무기한 휴가를 준 셈이다.
이번 인사명령은 보복적 성격이 크다. 이는 반대로 말하면, 구속된 양 회장 영향력이 여전히 회사에 미친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그의 추종세력들이 여전히 회사를 장악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미 회사는 경찰과 검찰 조사에서 양 회장의 범죄사실을 진술한 회사 임원들에게 출근 정지 등 인사상 불이익조치를 취해왔다.

양 회장은 자신이 체포되기 5일 전인 11월 2일, '향후 모든 경영에 관련한 사안과 회사 매각에 이르기까지 모든 관련한 권한을 임동준 대표님께 일체 위임했으니 다들 적극 협조해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문자를 일부 임원들에게 보낸 바 있다.

이에 따라 현재는 임동준 한국인터넷기술원 법무대표가 실질적인 회사 운영을 관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익신고자 A씨, 법적 대응 계획

현재 공익신고자 A씨는 변호사와 상의한 뒤, 법적 대응을 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낼 계획이다.

공익신고자 보호법 30조를 보면 신고자에게 '파면, 해임, 해고, 그밖에 신분상실에 해당하는 신분상의 불이익조치'를 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 벌금형에 처한다. 공익신고자 A씨의 경우, 직위해제와 대기발령 조치를 받았기에 이에 속한다.

공익신고자 A씨 변호인 측은 "공익신고자가 인사상 불이익을 받을 경우, 공익신고자 보호법으로 보호받을 수 있다"며 "공익신고자 보호법상, 신고자에게 회사는 불이익 조치(해고, 직위해제 등)를 줄 수 없다는 게 명확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공익신고자 보호법에는 신고자가 직위해제 등의 불이익을 받을 경우, 공익신고를 했기에 그런 조치를 받았다고 판단하게끔 만들어져 있다. 공익신고자 보호법 제23조를 보면 '공익신고 등이 있은 후 2년 이내에 공익신고자에 불이익조치를 한 경우' 공익신고자가 해동 공익신고 등을 이유로 불이익조치를 받은 것으로 추정한다고 명시돼 있다.

변호인 측은 "결국, 재판에서는 회사가 공익신고자를 공익신고가 아닌 다른 이유로 인사 조치했다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관련해서 임현국 (주)한국인터넷기술원 대표이사는 "개별적으로 답변하지 않는다"며 인사조치 관련, 답변을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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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환주

2009년 프레시안에 입사한 이후, 사람에 관심을 두고 여러 기사를 썼다. 2012년에는 제1회 온라인저널리즘 '탐사 기획보도 부문' 최우수상을, 2015년에는 한국기자협회에서 '이달의 기자상'을 받기도 했다. 현재는 기획팀에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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