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탄핵까지 단 11석 남았다? 美 선거 휩쓴 민주당 '역대급 쓰나미'

줄줄이 무너진 공화당 '레드월'…몬태나주에서도 30년 만에 민주당 하원의원 탄생

미 중간선거 개표 결과가 속속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의 압승을 뜻하는 이른바 '블루 쓰나미'의 기세가 예상보다 더 강력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민주당은 하원에서만 이미 250석을 넘게 쓸어 담았고, 공화당이 강세를 보였던 몬태나 주에서도 30년 만에 하원의원을 배출했다.

5일(이하 현지시간) <AP> 통신은 하원에서 민주당이 253석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전체 435석 중 과반인 218석을 훌쩍 뛰어넘는 압도적 승리다. 아직 개표가 마무리되지 않은 지역 중 민주당이 앞서고 있는 지역구가 있어 의석이 더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국 방송 CNN은 민주당이 261석까지 차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방송은 민주당이 257석을 확보했던 2008년 이후 최대 규모의 의석을 확보해 둔 상태라면서, 공화당 입장에서는 지난 1974년 워터게이트 이후 최악의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상하원을 가리지 않고 기존 공화당이 강세였던 지역구에서 승리를 거뒀다. 특히 하원의 경우 기존 공화당 의석 43석이 민주당으로 돌아갔다. 몬태나주에서 하원의원에 당선된 민주당 샘 포스태그 후보 역시 이 중 한 명이다.

미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전직 노동조합 지도자이자 산불 진화대원 출신인 샘 포스태그 후보가 몬태나주 서부 지역 하원의원 선거에서 승리했다고 보도했는데, <AP>통신은 이 지역에서 민주당 후보의 당선은 30년 만이라고 전했다.

포스태그 후보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를 받은 공화당 후보인 에런 플린트를 꺾었다는 것도 의미하는 바가 크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한 노스·사우스캐롤라이나와 텍사스주 상원의원 후보들이 모두 민주당 후보들에 패했는데, 이러한 흐름이 하원의원 선거에서도 이어졌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포스태그 후보는 주거비와 의료비 절감, 공공 토지 보호, 워싱턴 정계에서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더 많이 반영하겠다는 진보적 공약을 내걸고 선거 운동을 펼쳤다. 신문은 그가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즈 하원의원과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등 진보적 색채를 가진 유력 정치인들의 지지를 받았다고 소개했다.

해당 지역의 마지막 민주당 하원의원이었던 팻 윌리엄스 전 의원은 1997년까지 하원의원에 재직했고 지난해 별세했다. 그의 딸인 휘트니 윌리엄스는 신문에 "아버지가 당선될 수 있었던 이유와 정확히 같은 요소들이 포스태그 후보에도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아버지는 매우 성실하게 일하는 노동자 출신이었고, 선거구 내 거의 모든 집의 문을 직접 두드렸으며, 진솔하고 경청할 줄 아는 분이었다"라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윌리엄스 전 의원은 워터게이트 사건이 발생했던 1974년 처음으로 당선되면서 정계에 진출했다. 휘트니 윌리엄스는 당시 유권자가 공화당에 가졌던 불만과 현재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유권자들이 느끼는 불만이 유사하다고 짚었다.

아직 개표가 마무리되지 않았지만 미 남부의 공화당 지지세가 강한 미시시피주에서도 민주당 후보의 상원의원 당선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96% 개표 기준 검사 출신의 민주당 스콧 콜롬 후보가 46만 6775표를 얻어 46만 4962표를 받은 공화당의 현역 신디 하이드-스미스 의원을 1813표 차로 앞서고 있다. 미시시피주의 경우 1989년 이후 민주당 소속 상원의원을 배출하지 못했을 정도로 공화당이 강세를 보였던 지역이다.

또 다른 공화당 강세 지역인 알래스카주 역시 초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의 메리 펠톨라 상원의원 후보는 개표가 74% 진행된 현재 48.2%를 득표해 47.9%를 얻은 공화당의 현역의원 댄 S. 설리번에 앞서고 있다. 양 후보의 표차는 약 600여 표에 불과하다.

두 지역 모두 최종 당선자가 결정되기까지 적잖은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만약 민주당이 모두 승리한다면 상원의원 56석을 확보하게 된다. 대통령 탄핵에 필요한 67석까지 불과 11석이 남게 되는 상황이다.

이에 일부에서는 민주당 상원의석이 55석을 초과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 탄핵도 실현 가능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결과에도 불구하고 기존 정책을 계속 밀어붙일 경우 공화당 내에서도 탄핵에 찬성하는 기류가 조성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JD밴스 부통령이 이번 선거의 패인으로 이란 전쟁을 꼽고 공화당 내에서는 피트 헤그세스 전쟁부 장관을 경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등 본격적인 책임 공방이 시작되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헤그세스 장관을 경질할 뜻이 없다며 맞서고 있는데, 공화당 다수가 전쟁 때문에 선거에 졌다는 평가에 동의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입지는 흔들릴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헤그세스 장관에 대한 탄핵안을 발의한 공화당 하원의원 토마스 매시는 5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X'의 본인 계정에 "트럼프가 헤그세스와 같은 장관을 교체할 것이라면 상원에서 교체 인선을 승인 받을 수 있을 때 서둘러 해야 한다"며 내년에 상하원 과반이 민주당으로 바뀌게 될 경우 새 장관 인선 자체도 어려워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매시 의원은 "내가 발의한 헤그세스 탄핵 결의안은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했을 때 내밀 탄핵안에 비해 훨씬 온건하다. 그들(민주당)은 청문회와 재판을 열 것"이라며 헤그세스 장관과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압박수위를 높였다.

▲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집무실에서 'VETO'(거부권) 라고 쓰인 모자를 책상에 올려둔 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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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남북관계 및 국제적 사안들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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