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훈 '고용허가제 인신매매 피해'에 "매우 잘못된 행태…대책 마련할 것"

보증금에 묶여 사업장 못 떠나는 노동자들…신정훈 의원, 송출국 전수 조사 요구

고용허가제로 한국에 입국한 이주노동자들이 자국 정부기관과 사업장 이탈 방지 보증금, 위약금 계약을 맺어 인신매매 피해를 겪고 있는 가운데,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매우 잘못된 행태"라며 "문제를 철저히 살펴보겠다"고 했다.

27일 국회 기후환경노동위원회가 연 노동부 국정감사에서 김 장관은 더불어민주당 신정훈 의원의 질의에 이같이 밝히며 "고용허가제가 인신매매성 수단과 연계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고용허가제 인신매매 피해가 확인된 나라는 우즈베키스탄과 방글라데시다. 대부분 거액의 사업장 이탈 보증금 계약을 맺고, 사업주나 당국의 허가 없이 이직하면 보증금을 반납받지 못하거나 위약금을 무는 방식이다.

유엔 인신매매 방지 의정서와 국내 인신매매방지법 등은 노동자를 특정 사업장에 묶어 두거나 강제 노동을 야기하는 경제적 통제를 인신매매 수단으로 인정한다.

신 의원은 "산업인력공단은 모든 송출국에 EPS(고용허가제) 센터를 설치한다"며 "(방글라데시에서) 이탈보증금을 돌려 받는데 EPS센터가 근로이력확인서를 발급해준 걸 보면, 공단은 이를 알았을 텐데 인신매매와 강제노동 문제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김 장관은 이에 "지적대로 (이탈보증금 등은) 아주 엄격하게 국제 기준에서 금지하는, 자칫 잘못하면 인신매매에도 해당할 수 있는 범죄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신 의원은 또 "언론에 보도된 2개 국가 이외에 나머지 15개 송출국가는 어떤지 확인했더니, 문제가 불거진 지 석 달이 넘도록 (노동부가) 파악을 안 하고 있다"며 "고용허가제 담당 부처가 이주노동자 인권 문제에 너무 안일하지 않나"라고 물었다.

김 장관은 "지적에 공감하고, 부처에 부족한 점이 있다고 생각되면 다시 한번 철저히 살피겠다"고 답했다.

한편 이주노동자의 인신매매 피해는 노동부가 담당하는 고용허가제(E-9)는 물론 법무부가 관할하는 농업 계절노동자(E-8), 해양수산부의 어업 이주노동자(E-10) 비자 등 종류를 막론하고 발생하고 있다.

신정훈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1~9월 성평등가족부가 노동부, 법무부,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 등 유관 부처에 발송한 '인신매매 피해 방지 조치 및 개선 요청' 공문은 10건에 달했다. 성평등가족부는 인신매매방지법 소관 부처로 법 위반 사항이 확인되면 관계 부처에 문제 시정을 요청한다.

▲교재 '너도나도한국어' 중 187쪽 '성폭력 예방 가이드' 부분 갈무리. ⓒ신정훈의원실

신 의원은 또 산업인력공단이 이주노동자 교육 교재로 발간한 '너도나도한국어' 중 성폭력 예방 가이드 부분에서 성폭력 유발의 책임을 피해자의 외모나 행동에 돌리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비판했다.

해당 교재에는 "야간·심야 시간대 외출을 삼가고, 불가피할 경우 지인이 마중을 나오도록 요청한다", "지나친 노출 의상은 삼간다", "술자리는 가급적 일찍 끝내고 귀가" 등이 성폭력 예방 대책으로 적혔다.

김 장관은 이에 대해 "외국인 노동자는 잠깐 왔다 가는 이들이 아니고, 특히 지역에는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이웃이며, 대한민국의 성장을 함께하는 이들"이라며 "지적한 내용은 대단히 뼈아프고, 잘못된 표현들이 있다"고 답했다.

이어 "공단과 다시 교재를 전반적으로 검토해서 국격이 떨어지는 표현들이 나오지 않도록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방글라데시 이주노동자들이 보에셀에 30만 타카를 이탈 보증금으로 예치한 은행 지급확인 영수증. ⓒ프레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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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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