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서 스토킹 피해를 신고했던 40대 여성이 옛 연인에게 살해된 사건과 관련해 지역 여성·시민사회 단체들이 경찰의 피해자 보호 체계 개선을 촉구했다.
대전여성단체연합과 대전YWCA, 세종여성연대 등 대전·세종지역 50여개 단체는 27일 대전경찰청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관계성범죄에 대한 국가 책임 강화와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했다.
앞서 지난 24일 대전 중구의 한 주택에서 40대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됐으며, 경찰은 다음날 강원 강릉에서 옛 연인인 40대 남성을 검거했다.
피해자는 지난해 10월 해당 남성의 반복적인 연락을 스토킹으로 신고했다. 경찰은 접근·연락 금지 조치를 내리고 스마트워치를 지급했지만, 같은 해 11월 지속성과 반복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사건을 불송치했다.
12월에도 신고가 접수됐으나 범죄 혐의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현장에서 종결됐다. 경찰은 당시 신고 처리 과정의 적정성을 살펴보고 있다.
박이경수 대전여성단체연합 대표는 “피해자는 위험을 알리고 도움을 요청했지만 국가의 보호 체계는 그 위험을 막지 못했다”며 “사건이 불송치되거나 종결됐다는 이유로 위험 관리까지 중단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단체들은 반복신고와 보호조치 이력을 종합적으로 반영하는 위험성 평가체계 마련을 요구했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전국 가정폭력·교제폭력·스토킹 관련 112 신고는 2022년 32만5964건에서 지난해 43만9382건으로 34.8% 증가했다.
대전·세종·충남지역 신고도 2024년 2만5583건에서 지난해 3만2048건으로 25.3% 늘었다.
단체들은 교제폭력을 포함한 친밀관계 폭력 관련 법률 제정과 고위험 가해자 접근 금지·분리 조치 강화, 피해자 주거·의료·법률 지원 확대 등을 촉구했다.
특히 경찰과 자치경찰위원회, 피해자 지원기관이 함께하는 지역통합대응체계 구축도 요구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단체들은 대전경찰청에 고위험 사건 관리와 피해자 보호조치 개선 요구서를 제출했다.
요구서에는 최근 3년간 반복신고 현황과 위험성 평가 기준, 접근금지 조치 이행실태 및 개선계획 등을 14일 이내 서면으로 회신해달라는 내용이 담겼다.
단체들은 세종경찰청에도 같은 요구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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