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기봉칼럼] 아이들은 왜 마약에 가까워지는가
“마약은 절대 하면 안 돼.”
청소년 마약 예방교육에서 가장 먼저 강조하는 말이다. 틀린 말은 아니다. 반드시 가르쳐야 할 원칙이다. 그러나 예방을 위해서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
'아이들은 왜 마약에 가까워지는가.'
대검찰청 '2025년 마약류 범죄백서'에 따르면 10대 마약류 사범은 2024년 649명에서 2025년 674명으로 3.9% 증가했다. 범죄 통계만으로 청소년의 마약 노출 실태를 모두 설명할 수는 없지만, 예방의 필요성을 보여준다. 거래 방식도 달라졌다. 다크웹과 메신저 등을 이용한 비대면 거래는 온라인에 익숙한 청소년에게 새로운 위험 요인이 된다.
마약은 처음부터 위험한 얼굴로 다가오지 않을 수 있다. 친구나 선배의 권유, 호기심, 관계에서의 압박이 출발점이 되기도 한다. 여성가족부 '2024년 청소년 매체이용 및 유해환경 실태조사'에 따르면 의료용 마약성 진통제를 사용한 중·고등학생의 획득 경로 중 ‘다른 사람(성인)에게 얻어서’가 31.8%, 의료용 마약류 식욕억제제 사용자는 ‘친구 또는 선배에게 얻어서’가 30.6%로 가장 높았다. 의료용 약물의 획득 경로를 불법 마약 거래와 동일시할 수는 없지만, 주변 관계를 통한 접근 가능성을 보여준다.
물론 이러한 배경이 마약 사용을 정당화하지는 않는다. 행동에 책임을 묻는 것과 그 행동이 시작된 환경을 이해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배경을 살피는 이유는 잘못을 지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같은 위험의 반복을 막기 위해서다.
그래서 어른의 질문도 달라져야 한다. “왜 그런 짓을 했어?”에서 멈추지 않고 “처음 어떻게 알게 됐니?”, “누가 어떤 방식으로 접근했니?”, “왜 거절하기 어려웠니?”라고 물어야 한다.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야 위험이 시작된 지점을 찾을 수 있다.
예방교육 역시 금지와 처벌의 설명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교육부는 2026년 학생 참여형 마약예방교육을 확대하고 학교 현장의 교육을 내실화하기 위한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노력이 실제 상황에서 자신을 보호하는 힘으로 이어지는 일이다. 온라인에서 위험한 접근을 알아차리고, 친구나 선배의 권유를 거절하며, 혼자 해결하기 어려울 때 믿을 수 있는 어른이나 전문기관에 도움을 요청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위험을 아는 지식이 자신을 지키는 행동으로 이어져야 한다.
이미 마약에 노출된 청소년에게도 어른의 책임은 끝나지 않는다. 필요한 책임을 분명히 하되 상담과 치료, 재활과 회복을 통해 일상으로 돌아올 길을 열어줘야 한다. 낙인보다 적절한 개입이 재노출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
청소년 마약 문제를 개인의 일탈로만 바라보면 해법도 “하지 마”에 머문다. 아이들이 위험을 알아차리고 거절할 힘을 기르도록 돕고, 어려울 때 도움을 청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까지 예방의 영역이다.
그래서 “왜 그런 짓을 했어?”보다 먼저 건네야 할 질문이 있다.
“무슨 일이 있었니? 우리가 무엇을 도와주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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