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가 업무 이외 시간에는 아침식사를 준비하고 화장을 해야 한다며, 다른 역대 남성 총리들과 비교했을 때 3~4시간 정도 여유가 없는 것 같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14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한 다카이치 총리는 국회에 너무 장시간 출석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일본유신회의 후지타 후미타케(藤田文武) 공동대표 지적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일본 <지지통신>이 보도했다.
통신은 후지타 공동대표가 "총리가 이토록 국회에 출석해 장시간 묶여 있는 현 상황은 국제적으로 봐도 일반적이지 않다"며 민간 싱크탱크 'NXJI 리서치'가 제안한 국회 개혁 관련 내용을 언급했다고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총리는 13, 14일 이틀 동안 오전 9시부터 중의원 예산위원회 심의에 참석해야 한다.
후지타 공동대표는 "국회 심의는 중요하다. 중요성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일본 총리는 연 72일, 영국은 50일, 독일은 13일 정도 의회에 출석한다면서 "우리나라에서는 당연한 일처럼 여겨지고 있지만, 국외 사례들을 둘러보면 이런 일을 하고 있는 곳은 일본뿐이라는 사실을 의원들이 인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총리가 이 정도로 국회에 출석해 장시간 구속되는 현 상황은 국제적으로 봐도 정상이 아니다"라며 "국제 정세가 긴박해지고 산적한 과제도 복잡해지고 있다. 국회 운영에 있어 총리 출석이라는 현재의 관행은 도저히 지금 시대에 맞지 않는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다카이치 총리는 "우리나라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나 국가상에 대해 차분히 시간을 내어 전략적으로 생각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며 "산더미처럼 쌓인 업무 서류를 집에 가져가서 자료를 읽으며 밤늦게 처리하고는 있지만, 맑은 정신으로 진득하게 앉아 (생각할) 시간을 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내가 남성 총리가 아니라 여성 총리라는 사실에 저기 앉아 있는 총리 비서관들도 좀처럼 적응하지 못해서"라며 여성 총리로서 어려운 점이 있었다고 말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처음에는 TV 생중계가 있는 (심의) 때조차 화장을 고칠 3~5분 정도의 시간도 주어지지 않았다"며 "(남성인) 후지타 대표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나같은 경우) 집에 돌아가서도 화장을 지우고, 아침에는 목욕을 하고 아침 식사를 준비하고 뒷정리를 한 뒤 다시 화장을 하는 등 남성 총리보다 3~4시간은 더 많은 시간을 쓰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그는 "개인의 문제라기보다는 내각총리대신이 다양한 업무에 어떻게 임할 것인가를 위한 환경을 어떻게 정비해 나가야 할지에 대해서는 여야 및 국민 여러분과 함께 고민해 나가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다카이치 총리는 앞서 지난 7월 20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X'의 본인 계정에 하루 수면이 3시간 이하라면서, 집안일을 하느라 시간이 부족하다는 메시지를 올려 논란이 되기도 했다.
그는 당시 X 메시지에서 "총리 취임 이후 0∼3시간 수면이 일상화됐다. 오늘은 휴일(일본의 공휴일인 바다의날) 이어서 오랜만에 5시간이나 수면을 취할 수 있었다"라고 밝혔다.
이를 두고 총리의 수면 부족이 국가의 중요한 일을 판단하는 데 있어 장애가 될 수 있다는 우려부터 사회 전반적으로 초과 근무를 부추기는 것 아니냐는 비판까지 나오면서 부적절한 메시지라는 평가가 나왔다.
당시 메시지에서 다카이치 총리는 "휴일이어서 감사하다. 오늘은 오랜만에 5시간이나 잠을 잤고 그동안 손대지 못했던 대량의 빨래를 세탁하고 다림질을 했으며 올이 풀린 치마 밑단 바느질 등을 했다. 손수건과 옷이 마련됐으니 내일부터 다시 힘을 낼 것"이라고 말해 총리가 여성의 고정된 성 역할을 강화시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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