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부 언론에서 마치 한미간 정보협력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처럼 보도하고, 해당 정부기관(국정원, 국방부, 산업부 등)들이 사실과 다름을 해명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수년간 각국의 정보기관을 연구하고 학생들에게 국가정보학을 강의했던 필자로서는 최근 며칠 사이 매일 언론에 오르내리는 국정원 관련 기사들을 보면서 개탄스러울 따름이다.
일부 언론이 느닷없이 출처 불명의 '한미 정보기관간 불협화음설'을 보도하더니, 이제는 또 다른 언론이 살을 더 붙여 그럴듯한 스토리로 경쟁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보이지 않는 암묵의 영역에서 활동하는 정보기관에 대한 대중의 호기심, 그리고 그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언론의 연이은 보도로 급기야 있지도 않은 호랑이가 생겨나게 될 지경이 되었다.
1961년 설립된 국가정보원은 올해로 65세를 맞았다. 그간 많은 부침이 있었으나 최근 국정원은 수년 전부터 과거의 국내정치 개입 관여 관행과 철저히 절연하고 AI 부서를 창설해내는 등 전 세계적인 경제기술전쟁 추세에 발맞춰 우리 국익을 지켜내기 위해 절치부심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특히 글로벌 경제정보전의 방관자가 되지 않기 위해 민간의 전문가까지 영입해서 조직의 DNA를 최첨단 정보기관으로 변모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듣고 있다.
이러한 중요한 변곡점에서 확실치도 않은 '한미 정보기관 갈등'이니, '미국의 정보공유 제한'이니 하는 보도가 이어지니 안타깝기 그지없다. 물론 어느 조직간에든 사안에 대한 견해 차이는 있을 수 있다. 그러나 한미 정보기관 간 맺어져 있는 수십년간의 정보협력 수준은 한 두 건의 오해나 일시적 트러블로 훼손될 만큼 유약하지 않다. 단순히 동맹의 가치를 공유하는 협력관계 수준에서 벗어나, 서로가 서로에게 도움을 주고 받는 매우 긴밀한 결속 관계로 봐야 한다.
AI시대 그리고 출렁이는 국제정세 재편기를 맞아 전세계 정보기관들은 자국 언론과 정치인들 그리고 국민들의 암묵적 지지와 성원을 받으며 국가이익 수호에 사활을 걸고 있다. 외교가 전면에 나설 때 그것이 흔들리지 않도록 떠받치는 것이 정보이고, 군사적 결단이 필요할 때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핵심 팩트를 제공하는 곳이 정보기관이다.
모사드에 전적인 신뢰를 보내는 이스라엘 국민과 언론들, CIA(중앙정보국)의 보이지 않는 헌신에 경의를 보내는 미국 언론들의 사례를 굳이 들지 않겠다. 정보기관에 관한 한 언론에 자주 노출되는 것이 결코 바람직하다고 볼 수 없다. 때로는 무엇이 국익인지, 그리고 어떠한 것이 언론의 역할인지 숙고할 시점이다.
국정원과 국방부는 '한미간의 정보협력이 쌍방향 그리고 호혜적으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고 정보공유에도 문제가 없다'는 요지의 언론보도문을 발표했다. 소모적 논쟁은 이제 그만두고 우리 정보기관과 군이 제 역할을 잘 할 수 있도록 주문하고 지켜볼 때다.
지금도 우리 정보요원들은 '정보기관의 성공은 비밀에 부쳐지고, 실패만 포격당한다'는 사실을 숙명으로 받아들이면서 묵묵히 헌신하고 있다. 이제 오로지 국익만을 위해 치열한 정보전쟁의 현장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국정원 요원들에게 따듯한 격려와 응원을 보낼 것을 간곡히 호소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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