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사랑하는 트럼프? "AI, '슈퍼' 지능으로 변경할 것"

유엔총회 연설서 "이란에 "중간 선거 이후 합의 이룰 것"…쿠바에는 대놓고 '정권 교체' 언급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엔총회 연설을 통해 오는 11월 열릴 중간 선거 이후 이란에 대한 중대한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선거에서 이란과 전쟁 문제가 중요하지 않도록 보이게 하기 위한 정치적 목적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인공지능(AI)의 위험성을 일축하면서 앞으로 미국 정부 문서에 'AI' 단어를 '슈퍼 지능'(super intelligence)으로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22일(이하 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에서 연설을 가진 트럼프 대통령은 "중대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며 "이란이 이전보다 훨씬 더 위대한 국가, 어쩌면 중동이나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국가 중 하나가 될 수 있도록 하는 합의를 맺을 것인가? 아니면 이슬람 공화국을 신속하게 멸망시켜 다시는 사람들과 국가들을 죽이고 파괴할 기회를 주지 않을 것인가?" 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그들이 합의하지 않는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중간) 선거 직후에 합의를 이룰 것으로 생각한다"라는 전망을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인들이 "내가 중간선거에서 어떤 성과를 거둘지 보려고" 기다리고 있다면서 "그들이 깨닫지 못하는 것은 내가 이번 선거에 출마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를 두고 미국 방송 CNN은 "(중간) 선거 후에 전쟁이 끝날 것이라는 예측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치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유권자들에게 전쟁과 그에 따른 고유가 문제가 곧 해결될 것이라는 믿음을 줄 수 있기 때문"이라며 "어쩌면 일부 유권자는 이를 믿고 투표 시 인기 없는 이 전쟁 문제를 덜 중요하게 고려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방송은 "전쟁 지속 기간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은 빗나갔다. 당초 그와 정부는 전쟁이 4~6주 정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었다"며 "그러나 벌써 7개월 가까이 시간이 흘렀다"라고 지적했다.

<AP>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연설하는 동안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과 압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총회 참석차 뉴욕에 도착했지만 연설을 진행하고 있는 총회장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간 회담 성사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는 가운데 CNN은 회담이 성사된다면 "역사적이고 전례 없는 회동이 가져올 파급 효과는 획기적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방송은 이란 내부적으로도 적잖은 파장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방송은 "페제시키안과 아라그치는 이미 미국 정부와 합의를 맺었다는 이유로 자신들을 '배신자'로 낙인찍고 최고 지도부 체제에 대한 쿠데타를 획책했다고 비난하는 강력한 보수 세력으로부터 거센 압박을 받고 있다"며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그럼에도 방송은 "이란 대표단은 국내에서 위험에 처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위험한 카드를 활용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라며 "트럼프와 같은 대통령과의 만남이 이란에 대한 전쟁을 종식시킬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결론 내릴지도 모른다"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러-우 전쟁도 곧 끝나…AI, 단어 바꿔야"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쿠바의 정권교체를 공공연하게 이야기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 정부는 쿠바 상황의 근본적인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현재 쿠바 공산주의 정권은 역사상 가장 큰 압박을 받고 있다. 그야말로 실패한 국가"라며 "쿠바 정권은 전례 없는 수준으로 몰락하고 있으며, 결국 무너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이 "쿠바와 심도 있는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브루노 로드리게스 파리야 외무장관을 비롯한 쿠바 대표단은 트럼프 대통령이 연설 도중 위 발언을 하는 순간 회의장을 떠났다고 CNN이 보도했다.

이란과 전쟁으로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서반구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강조하고 있는 셈인데, 그는 올해 초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한 것을 두고 "미국에 대한 위협이 서반구 그 어디에도 발붙이는 것을 미국이 더 이상 용납하지 않겠다는 증거"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필요하다면 미국의 핵심 국익을 수호하기 위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군사력을 사용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방송은 이를 두고 "22일 발표된 CNN과 여론조사기관 SSRS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이란 사태에 대한 정부 대응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26%에 불과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치적으로 치명적인 타격"이라면서 "대다수 미국인이 반대하고 일부 유력 공화당 인사들조차 그와 다른 입장을 보이는 이란과 전쟁 상황 중인데도 이러한 주장을 다시 내세웠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라고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하나의 전쟁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도 곧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러시아 및 우크라이나 지도자들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으며, 반드시 이 문제를 해결해 낼 것"이라며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빨리 일이 성사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은 제시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덴마크령 그린란드에 "두 곳의 매우 중요한 군사 기지"를 포함해 그린란드에 "대규모 군사 주둔지를 구축하는 절차를 즉각 시작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미국의 적대 세력이 그린란드에 군사적 거점을 마련하거나, 우리의 명시적인 서면 승인 없이 그곳에 민감한 투자를 하는 일은 더 이상 허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 관련 합의안에 오늘 중으로 서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는데, 실제 연설 이후 미국과 덴마크, 그린란드 간 3자 서명식이 진행되기도 했다.

그는 "이번 합의는 북극과 북대서양 지역에서 미국의 입지를 확대함으로써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을 보호하고 그들을 강력하게 지켜줄 것"이라며 "또한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의 역량도 크게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CNN은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유엔 총회 연설에 대해 "유엔에서 트럼프가 과거에 쏟아냈던 격한 발언들과 비교해 볼 때, 이번 연설에 새롭거나 놀라운 내용은 별로 없었다"라며 "충격을 주는 방식을 즐겨 쓰던 대통령이 이번에는 충격을 주지 않는 길을 택했다. 그 사실 자체가 오히려 약간은 놀라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인공지능(AI)이 인류를 통제하거나 지배할 수 있다는 경고에 동의하지 않는 트럼프 대통령은 AI라는 용어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인공'(artificial)이라는 단어는 지능을 가짜로 만들고 가짜처럼 들리게 하지만, 실제로는 가짜가 아니다. 사실 아주 놀라운 기술"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 이 순간부터" 미국 정부 문서에 "인공 대신 훨씬 더 정확한 용어인 '슈퍼'(super)를 사용하도록 변경할 것"이라며 "즉, '슈퍼 지능'(super intelligence)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2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뉴욕 유엔본부에서 개최되는 유엔총회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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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남북관계 및 국제적 사안들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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