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가관인 민주당"…김관영 제명 논란까지 전당대회 '표 계산'에 활용

무소속 김관영 지지층 표심 겨냥한 '과거사 소환'에 지역사회 피로감 확산

더불어민주당 일부 인사들이 지난 지방선거를 앞두고 '현금 살포' 논란으로 제명된 김관영 전 전북특별자치도지사 문제를 다시 전당대회 한 복판으로 끌어들이면서 전북 정치권의 갈등이 확산하고 있다.

당시 김 전 지사에 대한 제명 결정이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의 '만장일치가 아니었다'는 주장이 제기되자 당시 회의에 참석했던 박지원 민주당 최고위원(전북 군산김제부안)이 이를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전당대회를 며칠 앞두고 당내 일부 세력이 무소속으로 출마해 40%가 넘는 득표율을 기록한 김 전 지사의 지지층을 흡수하기 위해 지난 지방선거 과정에서 생긴 전북도민의 상처를 다시 들춰내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박지원 최고위원은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도민의 상처를 이용한 이간질과, 최고위원의 본분을 망각한 전당대회 개입을 규탄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강득구 최고위원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앞서 강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전당대회 전북권 투표기간에 전북도의회 기자실을 찾아 "김 전 지사의 제명과 관련한 최고위 의결이 만장일치가 아니었다"는 취지의 기자회견을 했다.

강 최고위원은 대리비 지급으로 문제가 된 김관영 전 지사에 대해, 당시 "정청래 지도부가 최고위에서 만장일치로 제명을 의결했다고 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자신은 제명 논의 당시 김 전 지사의 직접 소명을 들어야 한다며 반대 의견을 냈지만 받아 들여지지 않았고 이후 공개 반박하지 않은 것은 지도부의 한 사람으로서 내부 갈등이 외부로 불거지는 것에 대한 부담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박 최고위원은 전당대회 전북권 투표 기간에 굳이 전북도의회 기자실을 찾아 기자회견을 한 것은 "전북도민의 상처에 소금을 뿌려 전당대회 선거개입 목적으로 활용하려는 행태에 분노한다"면서 "더구나 최고위원의 직분을 망각한 채 선거운동을 위해 사실관계를 왜곡하고 도민들을 선동하는 정치공세는 참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그는 당시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 윤리감찰단의 감찰 결과와 김 전 지사 측의 서면 소명, 참고인 조사 내용, CCTV 영상 등을 토대로 사실관계와 법률적·정무적 판단이 차례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법조인 출신 당직자들 사이에서는 공직선거법상 기부행위 금지 위반 혐의가 인정될 가능성과 당선무효형 선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중론이었다고 밝혔다.

박 최고위원은 자신이 당시 제명에 따른 전북 민심의 악영향을 우려해 당원자격정지 등 다른 징계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고 했다. 그러나 제명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대다수였고, 자신 역시 최종적으로 당을 위해 만장일치 제명 결정에 따랐다고 강조했다.

박 최고위원은 "논의 과정에서 최종 결론과 일부 다른 의견을 개진했다고 해서 이를 만장일치가 아니었다거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의결이 강행됐다고 표현하는 것이 적절한가"라고 반문하고 있다.

문제는 김 전 지사 제명 논란이 전당대회 전북권 투표 시점에 다시 소환됐다는 점이다.

김 전 지사는 민주당에서 제명된 뒤 무소속으로 지방선거에 출마해 40%가 넘는 표를 얻었다. 김 전 지사를 지지했던 유권자들의 표심이 이번 전당대회의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면서 민주당 내부에서 이들의 지지를 끌어오기 위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표를 얻기 위해 중앙당의 공식 결정까지 뒤집어 해석하거나 현직 도지사의 현금 제공 논란을 사실상 두둔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민주당의 '정치적 모순'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운 것은 물론 당의 정체성마저 흔들리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더구나 당내 선거의 중립을 지켜야 할 현직 최고위원이 전북권 투표 기간에 지역을 직접 찾아 민감한 과거사를 꺼낸 행위가 적절했는지를 두고도 논란이 예상된다.

박 최고위원은 "지난 지방선거 과정에서 도민들이 입은 아픔의 깊이를 알기에 그 상처에 소금을 뿌려 전당대회 선거 개입 목적으로 활용하려는 행태에 분노한다"며 "최고위원의 직분을 망각한 채 사실관계를 왜곡하고 도민을 선동하는 정치공세는 참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이 전북을 확고한 지지 기반으로만 여기면서 선거 때마다 '지역의 상처와 갈등'까지 표 계산에 활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중앙당의 공식 결정을 스스로 흔들고, 그 과정에서 발생한 도민의 상처마저 특정 후보의 유불리를 위한 선거 소재로 활용하는 모습은 책임 있는 집권여당의 자세와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다.

전북도민의 아픔을 치유하기는커녕 전당대회 표를 얻기 위한 불쏘시개로 다시 꺼내 든 민주당의 행태가 갈수록 가관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더불어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이 1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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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

전북취재본부 최인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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