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 홈플러스에 2000억 대출 승인…MBK-김병주 '연대보증'

회생 절차 재개 전망…중재 역할한 여당, 백방으로 뛴 노조

메리츠금융그룹이 홈플러스에 대한 2000억 원 긴급자금 대출을 승인했다.

16일 메리츠는 이날 메리츠화재, 메리츠캐피탈 등 이사회를 열어 MBK파트너스와 김병주 회장이 연대 보증을 서는 조건으로 홈플러스에 2000억 원을 대출하는 안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홈플러스의 회생 절차가 재개될 수 있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회생법원 3부(부장판사 정준영)는 지난 3일 홈플러스 회생 폐지를 결정했으나, 회생계획 실행에 필요한 2000억 원이 마련되면 즉시항고를 거쳐 절차를 재개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

홈플러스가 법원에 낸 회생계획안에는 2000억 원 긴급자금으로 상품대금을 결제해, 납품을 중단한 업체들의 물품 공급 재개를 유도하는 방안이 담겼다. 적자 점포를 정리하고 지역 거점에 자리한 핵심 점포 위주로 사업을 구조조정하는 계획도 있다. 이 경우 인력 감소도 예상된다.

다만 회생 절차가 재개되더라도 경영 정상화까지는 갈 길이 멀다. 미지급 납품대금, 입점업체 보증금, 미지급 급여 등 갚아야 할 공익채권이 9000억여 원에 달한다. 빈 매대를 채우기 위해 납품업체들과 신뢰를 회복하는 데도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근본적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새 인수자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한편 이번 대출 승인 과정에서는 여당의 역할이 있었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장은 전날 오후 서울 종로 청와대 앞에서 열린 '홈플러스 노동자·상인 총궐기대회'를 찾아 "내일 중으로 2000억 원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병도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전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에서 MBK와 메리츠가 긴급자금 마련에 소극적 태도를 보여온 일을 질타하며 "홈플러스 청문회를 추진하겠다"고 밝혔었다. 대출이 이뤄짐에 따라 청문회 추진은 멈출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총 마트노조 조합원들이 15일 청와대 앞에서 열린 '홈플러스 노동자·상인 총궐기대회'에서 홈플러스 실업대란의 정부 책임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생계 위기에 처한 당사자들도 파산 위기 극복을 위해 백방으로 뛰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조 홈플러스지부도 정부와 MBK, 메리츠에 대량해고 사태를 막기 위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며 MBK 본사 항의방문, 광화문광장 농성, 청와대 앞 집회 등을 이어왔다.

대출 승인 사실이 알려진 뒤 마트산업노조는 성명에서 "홈플러스 사태가 큰 고비를 넘겼다"며 "홈플러스가 청산되지 않도록 함께 힘을 모아준 모든 분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노조는 "그러나 회생 절차가 연장되더라도 홈플러스 정상화의 길은 여전히 멀다"며 "정상화를 위해 제출될 회생계획안이 노동자, 입점업체에 희생을 강요하는 방식이 되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상적인 회생계획안이 통과되도록 정부와 국회의 지속적 역할이 필요하다"며 "홈플러스의 경영 정상화와 고용 안정, 협력업체 및 입점업체 보호, 나아가 소비자 신뢰 회복을 위한 실질적인 후속 대책이 조속히 마련되어야 한다"고 했다.

끝으로 노조는 "경영 실패와 무책임한 기업 운영으로 노동자와 중소상인, 소비자에게 막대한 피해를 초래한 MBK에 대한 철저한 책임 규명과 처벌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며 "청문회를 통해 MBK의 진상을 낱낱이 밝히고 이런 사태가 반복되지 않도록 투기자본 규제 법안이 만들어져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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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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