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여당의 책임'을 강조한 이재명 대통령 SNS 게시물의 의도를 둘러싸고 더불어민주당 내 혼란상이 거세진 가운데, 선거 책임론을 제기받고 있는 정청래 대표가 "이번에 강원도에서 크게 승리했다"는 발언을 남겨 눈길을 끌었다.
정 대표는 1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이같이 말하며 "강릉에서 최초로 민주당 시장이 나온 것도 굉장히 의미가 크다", "화천·인제·양구·고성·양양 등에서 민주당 후보가 승리했다"는 등 승리 측면을 강조했다.
앞서 민주당에선 6.3 지방선거 결과에 대한 이재명 대통령의 '부정 평가' 취지 발언이 나온 후 정청래 지도부에 대한 책임론이 분출한 바 있다. 지도부 내에서 선거 '패배'를 이유로 한 연임 불출마 요구까지 나온 상황에서 정 대표가 선거 '승리' 성과를 강조한 것.
이 대통령이 '집권여당의 책임'을 강조하며 강성인 정청래 지도부를 사실상 겨냥했다는 해석이 나왔음에도, 친청(親정청래)계 최고위원들이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를 거듭 주장한 점도 눈길을 끌었다.
이성윤 최고위원은 이날 회의 모두발언에서 "수사권을 악용·남용하는 자들이 있는 집단에게 보완이라는 이름으로 수사권을 남겨두는 것이 진정한 검찰개혁이라고 할 수 있겠나"라며 "보완수사권을 완전히 폐지하고 수사와 기소의 완전한 분리로 검찰개혁을 끝까지 제대로 완수해야 한다"고 했다.
박규환 최고위원도 "수사와 기소의 분리라는 원칙이 확고하게 구현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공소청이 어떠한 명목의 수사권도 가지지 않는 순수 기소 기관으로 자리 잡도록 형사소송법 개정 작업을 마무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최고위에선 직전 광주·전남 현장최고위 당시처럼 계파갈등이 공개석상에서 거칠게 연출되지는 않았지만, 친명(親이재명)계인 강득구 최고위원은 "(여당은) 갈등을 조정하고 반발을 최소화하는 큰 그릇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이 대통령의 글을 인용해 친청계 최고위원들과 각을 세웠다.
강 최고위원은 "대통령의 말씀처럼 지금 우리 여당에 주어진 책무는 명확하다"며 "여당은 대통령과 운명을 같이하는 운명 공동체이자 국민의 삶을 온전히 책임지는 자리", "진영의 이익보다 국민 전체를 향한 무한 책임으로 평가받아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강 최고위원은 특히 이날 공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도가 민주당 지지도를 따라잡은 것을 언급하며 "집권 2년 차에 이런 여론조사 결과를 마주하고 있는 것에 대해 우리 모두 긴장해야 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앞서 정치권에선 이 대통령이 지난 13일 X(엑스·구 트위터)에 쓴 글에서 '여당의 책임'과 '균형' 등을 강조한 것을 두고, 선거 책임론 속에서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라는 강성 메시지를 낸 정 대표 측에 견제구를 던진 것이란 평가가 나온 바 있다.
선거 책임을 소재로 터져나온 민주당의 '내전' 상황은 △보완수사권 폐지를 둘러싼 입장을 넘어 △권리당원 1인1표제 수정 등으로까지 점차 그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 최고위원은 이날도 회의 발언을 통해 "당의 중요한 방향도, 당대표도 당원이 1인1표로 결정해야 한다"며 "당원주권 정당으로의 개혁이 결코 멈추거나 후퇴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남희·전현희 의원 등 '1인1표제 보완'을 요구한 이들을 겨냥한 것.
정 대표의 당권 경쟁자인 김민석 국무총리를 겨냥한 친청계의 견제도 계속되고 있다. 박 최고위원은 회의에서 "당은 당의 일에, 내각은 내각이 할 일에 충실해야 한다"며 "국무총리를 필두로 모든 국무위원과 공직자들은 복무 기간을 바로 세우고 각자의 소임에서 한 치의 흐트러짐도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친청계에선 문정복 최고위원이 지난 13일 최고위에서 김 총리의 6.3 지방선거 당선자 워크숍 참석을 공개 비판한 데 이어, 전날엔 조승래 사무총장이 지방선거 과정에서 터진 김 총리의 '당권행' 보도를 부정적으로 언급하며 "정부 인사들의 메시지, 행보가 여론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포함해서 평가할 것"이라고 밝힌 상태다.
다만 지도부에 대한 선거 책임론이 공고한 가운데 친명계의 반격도 거세게 이어지고 있다. 김지호 대변인은 전날 본인 페이스북에 조 사무총장의 '정부 평가' 지침을 두고 "지방선거는 정부가 치르는 선거가 아니라 민주당이 치르는 선거"라며 "이러한 접근에 동의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선거의 책임은 선거를 치른 정당에 있다"며 "그것이 집권여당의 책임정치이며, 국민에 대한 진정한 성찰의 출발점"이라고 썼다. 현 지도부 내 당직자들로부터도 내부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 셈이다. 역시 현 당직 인사인 이용우 원내부대표도 전날 페이스북에서 이 대통령의 X 게시물을 인용하며 "안타깝지만 더 이상 지도부가 정부에 부담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썼다.
정 대표를 향한 직접적인 사퇴·불출마 요구도 계속됐다. 조계원 의원은 같은 날 "갑자기 보완수사귄을 꺼내들고 진영 프레임으로 다시금 갈라치는 선택을 한다"며 "정청래 대표의 연임도전은 정당한가"라고 써 정 대표를 직접 비판했고, 이건태 의원도 지도부의 '정부 평가' 지침을 SNS에 공유하며 "현 지도부는 선거 평가와 반성보다 당권 경쟁에 집중하는 건가", "정청래 대표와 지도부는 즉각 사퇴하라"고 썼다.
그간 정 대표에게 우호적이었던 당 원로 박지원 의원도 연일 정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박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는 "대통령 중심제에서 설사 대통령이 잘못했다 하더라도 누가 책임져야 되느냐. 여당이 책임져야 한다"며 "정 대표가 모든 책임을 지고 사퇴를 하고 '나는 국민과 당원들의 심판을 받아보겠다'(고 하는) 그것이 옳은 태도"라고 했다.
박 의원은 그러면서도 "개인적으로는 '나 같으면 안 나온다, 나오지 말아야 된다' 그런 얘기를 했다"며 "70%에 가깝던 이재명 대통령 지지도가 부정평가가 데드크로스를 넘었고, 민주당도 20% 차이 있던 것이 어떤 여론조사를 보면 오차범위 내에서 뒤지는 것도 있다. 여기에 대한 책임을 누가 지나? 당대표가 져야 한다"고 했다. "정 대표도 국민·당원 여론조사를 보면 벽오동 심은 뜻을 알 것"이라고 그는 부연했다. 사실상 연임 도전이 부적절하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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