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진 국민의힘…"그나마 선전" vs "지도부, 도움 안 돼"

한동훈 복당 놓고도…당권파 "당장 결론 못내", 친한계 "제명 선제 취소해야"

6.3 지방선거 결과를 놓고 국민의힘 내부가 분분한 모양새다. 서울을 제외하면 영남권 4곳에서 승리하는 데 그친 성적에 대해 지도부 책임론도 제기되고 있지만, 당권파 쪽에서는 "그나마 선전"이란 평도 나왔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5일 문화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 전체의 성적표는 분명히 좋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다만 우리가 처했던 이번 선거에서의 현실은, 초기에 광역단체장 한 석 겨우 건질까 말까 하다가 심지어 전 석을 다 잃을 거라는 두려움에 처해서 시작했다. 그런 선거 초기 단계의 상황에 비추어 본다면 그나마 선전했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어 "특히 국회 의석의 경우에는 지역구 보궐선거에서 우리 당은 사실 1석을 차지하고 있다가 4~5석 가량의 의석을 확보하는 성과가 있었기 때문에 상당한 견제 효과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4~5석'이라는 표현이 눈길을 끌었다. 국민의힘은 이번 재보선에서 4석을 확보했고,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부산 북구갑에서 당선됐다. '5석'이 되려면 한 의원을 복당시켜야 한다.

김 최고위원은 다만 이같은 일부 성과에 대한 지도부의 기여도가 어느 정도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지도부의 일원으로서 저는 그 점에 대해서는 많은 반성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장동혁 대표의 역할에 대해 묻는 질문이 나오자 "제가 굳이 다른 분까지 말씀드릴 생각은 없다"고 즉답을 피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장 대표가 안 간 곳만 이겼다'는 세평에 대해서는 "그것과 장 대표의 역할은 좀 다르다고 생각한다. 당 대표가 어느 지역에 가서 반드시 표를 몰아줄 수도 있고, 또는 제대로 표를 얻을 수 없는 곳에 가서 헌신적으로 도와야 되는 그런 상황도 있다"고 옹호했다.

장 대표를 포함한 지도부 사퇴 주장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그런 단계가 아니"라며 "사퇴 문제도 결국은 지도부의 향후 방향에 대한 문제인데, 최고위원 한두 명이 진퇴를 결정해서 처리할 문제가 아니라 많은 분들의 뜻을 함께 해서 그 결과물로서 해결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만 했다.

반면 당내 비주류의 시각은 달랐다. 지도부 내 유일한 친한계 인사인 우재준 최고위원은 같은날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방선거의 승패에 있어서의 판단은 별개로 하고, 지도부가 얼마나 이번 지방선거에 도움이 되었는가 했을 때 크게 도움이 됐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꼬집었다.

우 최고위원은 "그건 많은 후보자들이 다 알고 있을 것"이라며 "그 점에 있어서는 우리 지도부가 뼈아프게 생각을 해야 하고, 그에 따른 적절한 책임도 지는 게 맞지 않나"라고 지도부 책임론에 힘을 실었다.

친한계 박정훈 의원은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그나마 선방했다'는 당권파 측의 평가에 대해 "지도부 입장에서는 그렇게 얘기할 수 있지만, 자기들이 무슨 기여를 했다고 저런 얘기를 할까 하는 생각이 일반 국민은 들 것"이라며 "특히 장동혁 대표와 지도부가 관여한 곳, 신동욱 최고위원 등이 관여한 곳은 다 졌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장 대표가 집중한) 충청도뿐만이 아니고, 부산도 박민식 후보가 2등으로 가다가 폭락을 하게 된 계기가 장동혁 지도부가 다녀온 뒤"라며 "박형준 시장도 될 수 있는데 장동혁 지도부와 함께 이 선거를 치렀기 때문에 망했다. 왜냐하면 구청장 선거는 우리가 더 많이 이겼는데 시장은 전재수를 찍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서울은 장동혁 지도부와 완전히 절연 상태에서 선거를 치렀고, 박완수 지사가 경남도 못 오게 했다. 그러니까 그 두 곳만 이긴 것"이라며 "(유의동 의원이) 평택을도 못 오게 했지 않느냐"고 했다.

지방선거 후 당내 최대 현안이 될 한동훈 전 대표 복당 문제를 놓고도 의견은 갈렸다.

친한파인 우 최고위원은 "이미 민심이 '한 전 대표 제명은 잘못됐다'는 것에 대해서 이번에 결론을 내려줬다고 생각한다"며 "복당은 무조건 된다. 정 안 되면 가처분 소송을 해서라도 들어올 수 있다. 다만 우리 지도부가 그렇게 되기 전에 스스로 결단을 내려서 복당을 받아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우 최고위원은 "민심을 받드는 게 지도부의 역할이어야 한다"며 "굳이 이걸로 왈가왈부하기 전에 먼저 나서서 우리가 제명을 취소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반면 당권파인 김 최고위원은 "그 문제는 지금 당장에 결론을 내려서 말씀드릴 수는 없다"며 "당내 여러 가지 절차도 있고, 많은 분들의 집단적인 숙의와 집단지성을 통해서 해결해야 될 문제"라고 말을 아꼈다.

김 최고위원은 다만 "과거에 그냥 탈당해서 무소속으로 출마한 분들은 당선되면 대부분 시간을 두고라도 복당을 받은 사례가 있지만, 한동훈 의원의 경우에는 조금 다르게 볼 수도 있기 때문에 이런 것을 많은 분들이 의견을 모아서 함께 처리를 해야 되지 않을까"라고 부연했다.

당권파인 조광한 최고위원은 전날 방송 인터뷰에서 "한 의원의 복당은 불가능하다고 단언할 수 있다"고까지 했는데, 그에 비하면 한결 완화된 어조이지만 기본적으로는 부정적 기조가 변하지 않은 셈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가 지난 4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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