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이 강화되자 이란이 미국과 휴전 협상을 중단할 의사를 표명했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스라엘에 레바논 공격 중단을 설득하는 한편 이란과 협상이 다음주 안에 이뤄질 것이라며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에게 미친 짓을 하고 있다며 크게 분노한 것으로 전해졌다.
1일(이하 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의 본인 계정에 "오늘 나는 비비 네타냐후(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통화하며 레바논(의 수도인) 베이루트에 대한 대규모 공습을 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병력을 되돌렸다. 고맙다 비비”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또한 나는 헤즈볼라 지도부 측 대표들과도 대화를 나눴고, 그들은 이스라엘과 이스라엘 군인들을 향한 공격을 중단하기로 동의했다. 마찬가지로 이스라엘도 그들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기로 동의했다"라며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는 지켜보자. 바라건대 영원히 지속되길"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는 이스라엘이 26년 만에 보포르성을 점령하는 등 레바논에 대한 공격 강도를 높이자 이란이 미국과 휴전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이후 나왔다.
이란 반관영 <타스님> 통신은 1일 "이스라엘 정권의 레바논 공격이 계속되고 있고, 레바논은 휴전 협정의 전제 조건 중 하나였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전선, 특히 레바논에서 휴전 협정이 위반된 점을 고려하여 이란 협상단은 '중재를 통한 회담 및 문서 교환'을 중단한다"라고 보도했다.
통신은 "이란과 레바논 저항 세력의 입장이 만족될 때까지는 어떠한 협상도 없을 것"이라면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와 레바논에서의 전쟁을 즉시 중단하고 이스라엘군의 레바논 철수를 촉구했다고 전했다.
이어 통신은 모하메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이 나비 베리 레바논 의회 의장과 통화에서 "만약 레바논에서 범죄(이스라엘의 공격)가 계속된다면, 우리는 대화 프로세스를 중단할 뿐만 아니라 시오니스트 정권(이스라엘)에 맞서 함께 설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갈리바프 의장은 "만약 이란과 미국 사이에 종전을 위한 합의가 마련된다면, 여기에는 모든 전선, 특히 레바논에서의 공격 중단이 포함될 것"이라면서 "지난 이틀 동안 우리는 이스라엘의 공격 중단을 진지하게 추진해 왔으며, 만약 범죄 행위가 계속된다면 대화 프로세스를 중단할 뿐만 아니라 시오니스트 정권에 맞서 직접 대항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으로 미국과 이란의 휴전 협상이 위태로워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이란 이슬람 공화국과의 협상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라며 사태 진화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트루스소셜에 네타냐후 총리와 통화를 통해 베이루트로 진격하는 병력은 없을 것이며 이미 이동 중인 병력도 되돌아갔다고 밝혔다. 다만 네타냐후 총리는 계획한 대로 남부 레바논 지역은 공격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 방위군은 계획대로 레바논 남부에서 작전을 계속할 것"이라며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도시와 민간인을 공격하면 베이루트를 공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고 미국 방송 CNN이 보도했다.
이 성명은 트럼프 대통령의 트루스소셜 메시지 이후 나온 성명으로, 앞서 네타냐후 총리와 이스라엘 카츠 국방장관은 공동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군에 베이루트 공격 지시를 발표한 바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헤즈볼라 측은 미국의 제안을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방송은 워싱턴에 주재하는 레바논 대사관이 성명을 통해 헤즈볼라가 미국이 제안한 휴전안에 동의했다는 확인을 받았다는 점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대사관은 "이 제안에 따라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자제하는 대가로 이스라엘은 베이루트 남부 교외 지역에 대한 공격을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면서 레바논 전역으로 휴전이 확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레바논 남부 지역에서 공격을 계속하겠다는 이스라엘과 이 지역에서의 공격이 중단돼야 한다는 레바논 측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어 실제 이들 사이의 휴전이 유지될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려운 가운데, 사태를 수습한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아직 미국에 협상 중단 의사를 통보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NBC 방송과 전화 인터뷰에서 이란이 수용 가능한 합의안에 동의할 때까지 기다릴 의향이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솔직히 우리는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해왔다. 침묵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그렇다고 이란에 대한 전면적 군사 작전 재개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이란 전역에 폭탄을 투하할 것이라는 뜻은 아니다. 단지 침묵할 뿐"이라며 "봉쇄는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이란이 원하는 만큼 기다릴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 ABC 방송과 인터뷰에서는 이란과 양해각서 체결에 대한 구체적 시점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이란과 휴전 연장 및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에 대한 합의가 "다음 주 안에"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 협상에 대해 "상황이 좋아 보인다"면서 "오늘 약간의 차질이 있었지만, 보시다시피 아주 빠르게 해결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란과 휴전 협정을 체결하는 것이 "군사적 승리보다 더 좋을 수 있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 협상이 "간단한 일이 아니다. 정말 큰 나라, 매우 큰 나라와 협상을 하고 있고, 엄청난 적대감이 존재한다"며 "그들에게도 쉬운 일이 아니다. 사실 우리 입장에서도 쉽지 않다. 하지만 우리는 필요한 것을 얻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란과 양해각서가 언제 완성되고 합의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다음 주쯤 될 것 같다"라고 답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와 통화하면서 분노를 감추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미국 관리는 미국 매체 <악시오스>에 트럼프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에게 "당신은 완전히 미쳤다.(You're fucking crazy) 내가 아니었으면 감옥에 갔을 거야. 내가 당신을 구해준 것"이라며"이제 모두가 당신을 싫어한다. 이 일 때문에 모두가 이스라엘을 싫어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통화 내용을 전해들은 또 다른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격분"했으며 네타냐후 총리에게 "도대체 무슨 빌어먹을 짓을 하고 있는 거야?(What the fuck are you doing?)"라고 소리쳤다고 밝혔다.
또 다른 미국 관리는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를 완전히 "밀어 붙였다"고 전했다. 그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알겠다, 알겠다. 모든 일이 잘 처리되도록 해 주해달라"라고 말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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