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과 휴전을 60일 간 연장하는 양해각서(MOU) 체결을 두고 고심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민주당과 일부 공화당원들에 대해 협상 상황에 대해 비판하지 말고 그냥 지켜보라고 쏘아 붙였다.
1일(이하 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의 본인 계정에 "이란은 정말로 합의를 원하고 있으며, 이는 미국을 비롯해 우리와 뜻을 함께하는 이들에게 좋은 합의가 될 것"이라며 "하지만 멍청한 민주당원들(Dumocrats)과 애국심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몇몇 공화당원들"이 현 상황에 대해 비난만 하고 있다고 불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치적 계산만 하는 사람들이 이전엔 찾아볼 수 없이 끊임없이 부정적인 '잡음'을 내며 '더 빨리 움직여라', '더 천천히 움직여라', '전쟁을 해라', '전쟁을 하지 마라' 등등 간섭을 하면 협상하기가 훨씬 더 힘들어진다"라며 "그냥 편안히 앉아서 지켜보라. 결국 다 잘 해결될 것이다. 늘 그랬던 것처럼"이라고 말했다.
이는 호르무즈 해협을 우선 개방하고 핵 문제를 60일의 휴전 기간 동안 논의한다는 미국과 이란의 MOU 초안이 미국 언론에 보도된 이후 공화당 내에서 비판이 계속되고 있는 것에 대한 불만을 표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으로는 유가 안정을 위해 이란과 협상을 진행할 수밖에 없는데, 핵 문제에 대한 명확한 합의 없이 결과를 발표하기 어려운 현 상황에 대한 답답함을 토로한 것으로도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이란과 협상 관련 합의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참모진들과 회의를 진행했으나 여기서도 확정안을 마련하지 못했고, 이후 31일 수정된 협상안을 이란에 보냈다고 미국 방송 CNN이 보도했다. 방송은 "이로써 협상은 일주일 더 연장됐다"라고 전했다.
구체적으로 협상안이 어떻게 수정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지난달 30일 미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3명의 당국자를 인용해 미국이 휴전 조건을 강화했다고 보도했다. 31일 CNN 역시 관계자들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핵 관련 의무 이행과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약속에 대한 더욱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또 다른 당국자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동결 자금 해제와 관련해 우려를 표명했다는 취지의 언급을 했다면서 이 사안에 대해서도 미국과 이란의 입장 차가 있다고 전했다. CNN도 자금 해제의 규모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우려를 표명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 집권 시기인 2015년 체결됐던 이란 핵 합의(JCPOA)를 체결한 이후 미국이 이란에 17억 달러 현금을 지원했다며 이를 비판해왔다. 하지만 이 금액은 1979년 이란 팔레비 왕조가 이슬람혁명 이전 군 장비를 사려고 미국에 4억 달러를 지급했다가 이후 이슬람 혁명이 일어나면서 동결된 자금과 함께 미국이 이를 돌려주지 않으면서 발생한 이자 13억 달러가 합쳐져 산출된 금액이라 이를 이란에 대한 지원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이란이 이후 이 자금을 돌려달라면서 헤이그에 설치된 이란-미국 국제중재재판소(IUSCT)에 소송을 제기했고, 미국은 2016년 해당 금액을 이란에 상환했다는 점으로 미뤄보아 오바마 정부가 이란에 해당 금액을 '지원'한 것보다는 채무관계를 정리한 것에 가깝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해 공화당의 강경파들은 이란에 이 자금을 지원한 것에 대한 반감을 가지고 있는데, 이란은 이번 협상에서 동결 자금 해제를 가장 강조하고 있어 양측이 적절한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나오고 있다.
실제 지난달 24일 이란 반관영 <타스님> 통신은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이 협상을 지속적으로 방해하고 입장을 바꿔왔지만, 이란은 우선적으로 동결 자산의 특정 부분을 해제하고 모든 동결 자산의 지속적인 해제를 보장하는 명확한 메커니즘을 마련하지 않고서는 어떠한 합의도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고 설명하면서 동결 자금 해제가 합의의 '레드라인'임을 밝히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이란 간 간헐적 무력 충돌이 이어지고 있다. 1일 미 중부사령부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X의 공식 계정에서 이란 남부 제룩과 케슘섬에 위치한 레이더 시설 및 드론 지휘·통제 시설에 대해 자위권 차원의 정밀 타격을 실시했다고 발표했다.
중부사령부는 이번 공격이 국제수역 상공에서 임무를 수행하던 미국 MQ-1 무인기를 이란이 격추한 데 대한 대응이라고 설명했다. 미군 전투기들은 이란의 방공망과 지상 통제소, 그리고 지역 해역을 통항하는 선박들에 위협이 된 자폭형 공격 드론 2기를 제거했다고 밝혔다. 이어 작전 과정에서 미군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으며, 현재 진행 중인 휴전 기간에도 미국의 자산과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대응 조치를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이란 국영 <IRNA> 통신은 이날 혁명수비대(IRGC) 홍보부 성명을 인용해 미국이 호르모즈간주 시리크의 통신탑을 공격했으며, 이에 대한 대응으로 혁명수비대 항공우주군이 해당 공격의 출발지인 공군기지를 타격했다고 보도했다.
혁명수비대는 성명에서 "몇 시간 전 미국 침략군이 시리크에 위치한 통신탑을 공격한 데 이어, 혁명수비대 항공우주군 전투원들이 공격의 출발지인 공군기지를 타격했으며 사전에 계획된 목표물들을 파괴했다"며 "침략 행위가 다시 발생할 경우 대응은 완전히 다른 수준이 될 것이며, 그 책임은 미국에 있다"고 경고했다.
CNN은 "(이란 혁명수비대의) 성명에는 공격 대상이 된 공군 기지가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지 않지만, 쿠웨이트가 드론과 미사일 공격을 격퇴했다고 발표한 직후에 나왔다"라며 쿠웨이트에 위치한 알리 알 살렘 공군 기지가 공격을 받았을 가능성이 유력하다고 전했다.
방송은 "이번 공격이 이란과의 핵 협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불분명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금요일 참모들과의 회담 후 제안한 수정안으로 인해 협상은 이미 일주일 더 연장된 상태"라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는 "이같은 공방은 전쟁 종식 협상 틀 마련을 더욱 어렵게 만들 수 있다"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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