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북구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나선 무소속 한동훈 후보가 국민의힘 박민식 후보와의 보수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민심이 이미 길을 내주시고 있다"고 여론조사 결과를 간접 언급했다.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도 "북구갑은 부울경 선거 전체에 영향을 주는 측면이 있다"며 단일화를 촉구했다. 그러나 박민식 후보는 "정치공학적 단일화는 단 1%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 후보는 19일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한 공약 발표 기자회견 후 진행한 기자 질의응답에서 단일화 관련 질문이 나오자 "공소 취소까지 하겠다고 하는 (여당의) 대리인을 꺾으려면 누구에게 표가 모여야 하는지, 민심이 이미 길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한 후보는 박민식 후보가 '보수 재건은 자기반성과 희생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자신을 겨냥한 데 대해 "계엄을 막은 것을 반성해야 한다는 것이냐"고 맞받으며 "계엄을 막지 않고 '윤 어게인'을 한 것에 대한 반성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보수 재건은 계엄과 탄핵의 바다를 건너는 것"이라며 "좋은 정치는 정의롭고 유능한 정치"라고 규정했다.
한 후보는 특히 "쫓겨나기도, 제명당하기도 하고 여러 고초를 겪지만 좋은 정치를 하기 위해서 들여야 하는 비용이라 생각하고 억울하다고 생각지 않는다"며 "평생 1원 한 장 받지 않았다. 공사 구분을 명확하게 했다. 대통령 부인이 문자를 보내도 씹었다"고 김건희 전 대통령영부인을 간접 언급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한 후보가 언급한 '민심이 내는 길'이란 최근 여론조사에서 자신이 박민식 후보에 비해 다자·양자대결에서 여당 후보에 대해 더 경쟁력이 높다는 결과가 나온 것을 의미한다.
이날자 <조선일보>가 여론조사기관 메트릭스에 의뢰해 지난 16일부터 이틀간 부산 북구갑 거주 18세 이상 501명에게 조사한 결과, 다자대결에서는 하정우 39%, 한동훈 33%, 박민식 20%였고, 양자대결에서는 '하정우 대 한동훈'은 41% : 39%, '하정우 대 박민식'은 44% : 30%였다.
같은날 문화방송(MBC)이 여론조사기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6일부터 사흘간 역시 북구갑 거주 18세 이상 500명에게 조사한 결과는 다자대결에서 하정우 38%, 한동훈 33%, 박민식 20%였고, 양자대결은 하정우 44% : 한동훈 40%, 하정우 48% : 박민식 30%였다.
두 조사 모두 다자대결 순위가 하정우-한동훈-박민식 순위였고 특히 1·2위 간 격차가 오차범위 내로 들어온 점, 양자대결에서는 한 후보로 단일화할 경우 오차범위 내에서 초접전 양상이지만 박민식 후보로 단일화될 경우 지지율 격차가 오차범위를 넘어선 점이 공통점이다. (두 조사 모두 휴대번화 가상번호 100%, 전화조사원 면접 방식. 상세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박형준 시장 후보도 양측 단일화를 촉구했다. 박형준 후보는 이날 채널A 방송 인터뷰에서 "북구갑 선거가 북구갑에만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라 부산 선거, 나아가서 부울경 선거 전체에 영향을 주는 측면이 있다"며 "부울경 내 보수의 분열을 가져오는 효과를 갖기 때문에 북구갑에서 계속 단일화를 안 하고 보수 간 경쟁이 되면 전체 선거에 악영향"이라고 했다.
박형준 후보는 "그래서 저희 입장에서는 북구갑이 어쨌든 후보 단일화를 해서 거기서 바람을 일으키면 그게 부울경 선거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리라고 본다"며 "지역 주민들, 특히 국민의힘 지지층은 70% 가까이가 단일화를 원하고 있다. 그런 다수 의견에 어느 정도 반응을 해 주는 것이 그 후보들도 공적 책무를 다하는 것"이라고 압박했다.
박형준 후보는 이미 투표지 인쇄가 시작돼 단일화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는 지적에는 "단일화 시간이 조금 남아 있다"며 "아직도 단일화를 하는 데까지는 일주일이나 열흘 정도의 시한은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다만 박민식 후보는 이날 소셜미디어에 쓴 글에서 "북구는 한 후보의 정치적 야망을 위한 불쏘시개가 아니"라며 "저는 보수를 분열시킨 천박한 기회주의 정치와 결코 타협하지 않는다. 북구를 흥정 테이블에 올리는 정치공학적 단일화는 단 1%도 (가능성이) 없다"고 했다.
박민식 후보는 "한 후보를 보수진영의 영웅으로 만들어 화려하게 복귀시키기 위해 북구갑 선거를 제물로 삼겠다는 시나리오"라며 "한 후보의 정치적 셈법에 우리 북구 주민의 민생과 지역 발전은 안중에도 없다", "보수는 초토화하고, 북구는 약탈하며, 결국 민주당에 기생하는 정치"라고 한 후보를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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