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호르무즈에서 아파치 헬기가 추락한 사건과 관련, 이란의 공격이 있었다고 판단하고 이란 남부 지역에 보복 공격을 실시했다. 이란은 미국이 터무니없는 핑계로 공격을 감행했다고 비판한 가운데, 백악관은 이번 보복 이후에도 이란과 협상이 여전히 임박한 상황이라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9일(이하 현지시간)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성명을 통해 "이란의 아파치 헬리콥터 격추에 대한 대응으로 최고사령관의 지시에 따라 6월 9일 이란에 대한 자위적 공습을 완료했다"라고 밝혔다.
중부사령부는 "미 공군과 해군 전투기에서 발사된 정밀 유도 무기를 사용하여 호르무즈 해협 인근의 이란 방공망, 지상 통제소, 감시 레이더 기지를 공격했다"라며 "이번 작전은 최근 이 해역을 통과하는 미군과 국제 상선에 대한 공격에 대한 비례적 대응"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의 본인 계정에 "어제 호르무즈 해협 상공을 순찰 중이던 최첨단 아파치 헬기 1대가 이란에 의해 격추됐다는 보고를 방금 받았다"면서 "불가피하게 이 공격에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후 중부사령부는 "부당한 이란의 공격에 대한 비례적인 대응"으로 공격을 실시하겠다고 밝혔으며, 실제 이란 남부의 시리크와 반다르아바스, 게슘 등 호르무즈 해협 인근 도시에 대한 공습을 실시했다.
이란 측은 이에 대해 미국이 헬기 추락 핑계로 공격을 강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 하탐 알 안비야 중앙 사령부는 이날 성명에서 "테러리스트 미군이 자국 헬기 추락을 터무니없는 핑계로 삼아 감행한 침략에 대한 대응으로, 이슬람공화국 군대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대원들이 지역 내 일부 미군 기지를 강력하게 공격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미군이 이슬람공화국 이란에 대한 침략을 반복할 경우, 역내에 이미 지정된 타격 목표들을 대상으로 더욱 강력하고 광범위한 공격이 감행될 것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호전적인 미국 정권은 오늘 새벽, 터무니없는 핑계를 대며 자스크, 시리크, 케슘의 여러 지점을 공격했다"며 "이로 인해 시리크의 통신 탑이 일부 파손되었고, 해당 지역 보마니(Bomani) 구역의 물탱크 2개가 파괴됐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들은 "이러한 적의 사악한 행동에 대한 대응으로, 혁명수비대 해군 장병들은 새벽 2시 30분 바레인 주둔 미 해군 제5함대를 드론으로 공격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들은 "페르시아만 북부 상공에서 전투 현장으로 접근 및 개입을 시도하던 MQ-9 드론 1기가 부셰르주 잠(Jam) 카운티 상공에서 혁명수비대 신형 첨단 방공 부대 영웅들의 포격에 맞아 격추 및 파괴됐다"며 미국 드론을 격추시켰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장거리 고체연료 미사일을 사용해 중요한 목표물 4곳을 공격하여 파괴했다. 타격 대상에는 요르단 알아즈라크 공군기지 내 F-35 전투기 격납시설과 미국의 지휘통제센터가 포함됐다"며 중동 인근 미군 기지에 대한 공격을 이어갔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란 측은 미군 헬기 추락이 자신들과 관계 없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레바논 베이루트에 기반을 둔 아랍권 방송 알 마야딘은 이란 국영 방송 보도를 인용해 "이란군의 한 고위 소식통은 지난 24시간 동안 호르무즈 해협에서 어떠한 공중 작전도 수행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이 소식통은 해당 지역에서 어떠한 공격적 활동도 없었다고 강조하며, 헤외 언론에 제기된 관련 주장들을 부인했다"고 전했다.
방송은 "이 소식통은 또한 이러한 구실을 내세운 추가적인 침략 행위가 있을 경우 '단호한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며, 전략적으로 중요한 이 해역 관련한 상황에 대한 이란 정부의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이란에 대한 공격이 일정 수준에서 마무리된 가운데 백악관은 이란과 평화 협상이 여전히 가시권에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이날 백악관 고위관계자를 인용해 "현재 협상 상황은 변함이 없다"라며 타결이 "여전히 임박했다"고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전투가 격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공격이 평화로 가는 길에 잠시 발생한 장애물일 뿐, 적대 행위 재개는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라며 "이는 (전쟁 발발 이후) 이란 문명을 종식시키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전 발언과는 확연히 다른 입장"이라고 짚었다.
매체는 백악관 고위 관계자가 헬리콥터 추락과 관련한 미국의 군사 행동과 해협 재개방을 위한 협상은 "두 가지 별개의 영역"으로 공존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매체에 "군사적 대응과 협상이라는 두 가지 영역이 있다"며 "어제 헬리콥터가 격추됐다. 우리도 상응하는 대응을 해야 하지만, 동시에 협상도 진행 중이다. 따라서 두 가지 일은 동시에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이번 미국의 대응과 관련해 백악관 내부 사정을 언급하며 "군사력 부족이나 탄약 소모와 관련이 있을 수도 있고, 아니면 단순히 상황을 더 악화시키고 싶지 않아서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미국이 이란과의 관계에서 "핵심 목표"를 달성했으며 작전의 "군사적 부분"은 "완료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 행정부가 "협상 및 합의"의 2단계에 있으며 "대통령은 언제나처럼 모든 선택권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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