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자동차 관세 인상 땐 독일 26조원 타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독일 주둔 미군을 감축하고 유럽연합(EU) 자동차 관세를 다시 올리겠다고 밝히며 유럽이 이란 전쟁에 적극 동참하지 않은 데 대한 보복을 시작하는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팜비치에서 취재진에 주독미군을 "5000명보다 훨씬 더 많이 감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미 국방부는 향후 6~12달 동안 독일에서 병력 5000명 가량을 철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독일엔 유럽국 중 가장 많은 약 3만6000명의 미군이 주둔 중으로 1년 안에 병력 7분의 1 가량이 줄어들게 되는 셈이다. 유럽 주둔 전체 미군 규모는 8만~10만 명 가량이다.
이번 발표는 호르무즈 해협 문제 해결을 포함해 미국의 거듭된 이란전 관여 요청에도 유럽이 냉담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데다 지난달 27일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미국이 이란에서 "굴욕"을 당하고 있고 발언해 트럼프 대통령의 심기를 거스른 데 대한 보복성으로 풀이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때도 주독미군 감축을 추진했지만 실행되지 않았다.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장관은 독일 <DPA> 통신에 주독미군 5000명 감축은 "예상 가능했던 일"이라며 "우리 유럽인들은 우리 안보에 대한 더 많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미국의 이번 결정에 바이든 정부 때 추진됐던 장거리 토마호크 미사일의 독일 배치 계획 철회 또한 포함된다며 이는 러시아에 대한 강력한 억지력 조치로 이를 추진해 온 독일 정부에 큰 타격이라고 설명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를 보면 독일 베를린 소재 싱크탱크 에디나의 크리스티나 묄링 소장은 병력 축소보다 장거리 타격 능력 배치 취소가 더 문제라며 "트럼프가 이런 말을 할 때마다 러시아 정부에 앉아 있는 사람들은 미국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개입해 지원할 가능성이 점점 낮아진다고 생각하게 된다"고 우려했다.
미 공화당 의원들까지 주독미군 감축에 우려를 표명했다. 공화당 소속인 상원 군사위원장 로커 위커 의원과 하원 군사위원장 마이크 로저스 의원은 2일 공동성명을 통해 이 결정이 "억지력을 약화하고 블라디미르 푸틴에 잘못된 신호를 보낼 위험"이 있다며 "매우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이 5000명이 유럽에서 완전히 철수하지 않고 "동쪽으로 이동"하는 게 미국 이익에 부합하는 길이라고 권고했다.
앨리슨 하트 나토 대변인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독일 주둔 병력 배치에 대한 결정 세부 사항 파악을 위해 미국과 협력 중"이라며 "이러한 조정은 유럽이 국방 투자를 지속 확대하고 공동 안보에 대한 책임을 더 많이 분담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EU에 자동차·트럭 관세 인상도 예고했다. 그는 1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유럽연합이 우리가 완전히 합의한 무역협정을 준수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에 근거해, 다음 주부터 유럽연합에서 미국으로 수입되는 자동차와 트럭에 대한 관세를 인상할 예정이다. 관세는 25%로 인상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7월 미국은 EU와 무역협정을 체결해 자동차 포함 대부분 물품 관세를 15%로 낮췄다.
EU 집행위원회는 미국이 이러한 조치를 실행해 옮길 경우 "EU 이익 보호를 위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둘 것"이라고 밝혔다.
자동차 관세 인상 또한 유럽 자동차 산업 중심지인 독일에 타격을 입힐 전망이다. <로이터>는 이번 자동차 관세 인상 실행 땐 독일이 약 150억유로(약 26조원)의 생산 손실을 입을 수 있고 장기적 손실은 300억유로(52조원)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독일 킬세계경제연구소를 인용해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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